아이티의 참모습
2015년 12월
글 : 알렉산드라 풀러____사진 : 비영리 단체 '포토콘비트'의 학생들
아이티의 젊은이들이 찍은 사진을 보면 고난이 일상화된 곳에서도 자부심과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살짝 공개합니다

사진술을 배우는 아이티의 젊은이들은 나이가 14세부터 30대 중반까지로출신 지역과 배경이 다양하다. 이들의 목적은 단순하지만 획기적이었다. 바로 그들의 시각으로 바라본 아이티의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일이었다. 단지 재난과 지진, 여진이 빈발하는 나라가 아니라 햇볕이 내리쬐고 반짝이는 파도가 있는 나라, 말끔하게 교복을 차려입은 아이의 모습이 눈길을 끌고 흥겨운 음악이 울려 퍼지는 거리 축제에서 사람들이 대나무 나팔을 불며 흥에 겨워 춤추는 나라, 자긍심과 잠재력이 넘치는 나라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좋은 일이죠. 우리는 아이티인들을 무기력하기 짝이 없는 사람들로 묘사하는 해외 언론보도에 신물이 나거든요.” 통역사이자 여행 상담 전문가로 법학 공부까지 시작한 주니어 생 빌이 말했다. 생 빌은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약 40km 떨어진 해안 도시 아르카에에 가서 부두교 사제, 즉 ‘호운간’을 만나보자고 했다.


나는 8월 중순의 어느 찌는 듯한 오후에 사원에 도착했다. 바나나나무 그늘에 있던 개들이 잠에서 깨어 마지못해 짖어댔다. 사제의 조수가 황급히 달려와 개들을 진정시켰다. 그는 사제가 어젯밤에 미국 마이애미에 있는 고객을 위해 텔레파시로 종교 의식을 벌인 탓에 지쳐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사제는 사원 내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 모직 베레모를 쓰고 표범 무늬의 폴리에스테르 티셔츠와 검은색 서핑 반바지 차림에 금목걸이를 한 그는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했다. 그를 보니 헐리우드 영화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아프리카의 한 이름 없는 독재자가 떠올랐다.

 
 
 
2015년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