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정체성을 다시 논하다
2017년 1월
글 : 로빈 마란츠 헤니그____사진 : 린 존슨
성 정체성의 지형도가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바뀌고 있다. 과학의 힘을 빌려 성 정체성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파악할 수 있을까?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살짝 공개합니다

그녀는 항상 자신을 소녀라기보다는 소년이라고 느꼈다.


E(가명)는 어릴 때부터 드레스를 입는 것을 싫어했으며 농구와 스케이트보드, 비디오 게임을 좋아했다. 지난 5월 미국 뉴욕 시에 있는 고등학교 웅변반의 학년말 발표회 자리에서 만났을 때 E는 자신의 수많은 옷 중에서 맞춤 정장을 입고 나비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아주 짧게 자른 빨간 머리카락과 뽀얀 얼굴, 오목조목한 이목구비 때문에 이 14살짜리 소녀는 정장 차림의 피터팬처럼 보였다.


그날 저녁 늦게 E는 자신의 성 정체성에 맞는 명칭을 찾아봤다. 딱히 ‘트랜스젠더’는 아니라고 그녀는 말했다. 우선 그녀는 여전히 출생 당시의 이름을 쓰고 있었고 ‘그녀’로 지칭되는 것을 선호했다. 그리고 흔히 다른 트랜스젠더 아이들이 자신이 ‘부적합한’ 몸으로 태어났다는 사실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 반해 E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내 몸에 맞게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할 뿐이에요.” 이 말은 월경을 하지 않고 유방이 없으며 얼굴선이 더 뚜렷하고 ‘붉은 턱수염’을 기른 몸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E는 트랜스젠더 남성일까? 아니면 그녀의 표현대로 ‘유별나게 양성적’인 소녀일까? 그것도 아니면 그냥 전통적인 성 역할의 굴레를 완전히 거부하는 사람일까?

 
 
 
2017년 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