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다양성 초미니 연구
2010년 2월
글 : 에드워드 O. 윌슨____사진 : 데이비드 리츠슈와거
사방 30cm인 정육면체 공간에 얼마나 많은 생물이 살고 있을까?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살짝 공개합니다
흙 한 삽을 퍼올리거나 산호를 한 움큼 떼어낸다면 하나의 ‘작은 우주’를 침범한 것이나 다름없다. 손만 뻗으면 닿을 곳, 그리고 바로 우리 발 밑에 아직 탐험하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 있으며, 이는 인간의 생존에 없어서는 안 될 영역이기도 하다. 

새나 포유류, 물고기, 나비같이 몸집이 큰 녀석들은 땅 위에서든, 숲의 꼭대기에서든, 물 속에서든 어느 서식지에서나 제일 먼저 눈에 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들보다 몸집이 작고, 개체수가 훨씬 많은 생물이 아주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풀속에는 기어다니거나 윙윙거리며 날아다니는 곤충들이 셀 수 없이 많다. 화초를 심으려고 정원의 흙을 뒤집으면 곤충들과 이름 모를 생물들이 꿈틀대거나 종종걸음으로 달아난다. 뜻밖의 사고로 개미집이 갈라지면 개미들은 놀라서 밖으로 쏟아져 나온다. 누런 풀 뿌리에서 깜짝 놀란 딱정벌레 굼벵이들도 모습을 드러낸다. 돌을 젖혀보면 더 많이 있다. 새끼 거미들과 온갖 정체불명의 벌레들이 균류가 얽혀 있는 흙 위를 살금살금 기어간다. 갑자기 빛을 비추자 자그마한 딱정벌레들은 몸을 숨기고 공벌레들은 몸을 돌돌 말아 방어자세를 취한다. 지네와 노래기들은 가장 가까운 틈새나 벌레 구멍으로 비집고 들어간다.  

이 징글징글한 녀석들과 이들이 사는 작은 영토가 도대체 인간과 무슨 상관이랴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사실은 정반대라는 걸 알아냈다. 토양생물은 흙속 광물 입자에 붙어 서식하는 박테리아와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미생물들과 함께 지구 생태계에서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녀석들이 사는 곳은 단순히 흙과 돌무더기의 조합 그 이상이다. 토양 서식지 ‘전체’가 살아 있는 유기체와 다름없다. 생명체들은 광물 알갱이들 주위를 둘러싼 모든 물질들을 만들어낸다. 

앞서 나온 정육면체 상자 안에 들어 있는 생물들이 모조리 사라지면 그 속의 환경은 급격히 다른 모습으로 변할 것이다. 토양이나 강바닥의 흙 알갱이는 더 작고 조성이 단순해질 것이다.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대기 중 기체 비율도 변하여 작은 생태계는 결국은 완전히 새로운 환경으로 변할 것이다. 아마도 생명체가 살지 못하는 머나먼 행성과도 비슷한 상태가 될 것이다. 

지구는 우리가 아는 한 유일하게 ‘생물권’을 가진 행성이다. 지표와 해양, 대기권으로 이루어진 이 얇은 생명의 막이 우리에게 유일한 삶의 터전이다. 생명체의 생존에 필요한 환경을 유지시킬 수 있는 곳은 우주에서 지구뿐이다. 

 
 
 
2010년 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