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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가장 장대한 물길을 따라서

글 : 프레디 윌킨슨 사진 : 에이미 톤싱

애디론댁산맥부터 메인주 북부까지 이어진 노던포레스트 카누 물길에서 한 철을 보내며 오래된 수로의 새로운 잠재력을 발견하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장대비가 쏟아지며 제4호수의 수면이 요동쳤다. 미국 뉴욕주 애디론댁산맥 중심부에 위치한 이 초승달 모양의 길쭉한 호수는 ‘풀턴 체인 호수군’을 이루는 여덟 개의 호수 중 가장 크다. 나는 노를 무릎에 내려놓고 주위를 둘러봤다. 10여 명의 노잡이를 태운 우리의 소규모 카누 및 카약 무리가 1km에 걸쳐 흩어져 있었지만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에 동료들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카누 접안 시설을 향해 가열차게 노를 젓고 있었다. 그곳은 약 1.5km 떨어진 제5호수에 있었다.

나는 불과 몇 시간 전에 뉴욕주 북부의 올드포지라는 작은 마을에서 한 무리의 아메리카 원주민 노잡이들과 함께 출발한 참이었다. 우리는 미국 메인주까지 1190km에 이르는 오래된 물길의 한 구간을 따라 동진했다. 호수와 연못, 강, 개천 80여 개가 연결된 이 노던포레스트 카누 물길(NFCT)은 올드포지에서 시작해 미국 버몬트주와 캐나다 퀘벡주, 미국 뉴햄프셔주 등 북동부 지역의 중심부를 가로질러 마침내 메인주의 깊은 숲속을 따라 500km 이상을 더 흐른 뒤 끝이 난다. 전적으로 물길을 따라 내려가는 다른 많은 카누 여행과 달리 NFCT를 따라가는 여정은 육로 이동을 수반한다. 물길이 끊기는 구간이 많아 카누와 야영 장비, 식량 따위를 상당 시간 육로로 운반해야 한다.
 
NFCT는 대부분 오지와 외딴 숲을 구불구불 지나지만 이따금씩 뉴욕주의 로어새러낵호처럼 수십 년째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명소를 지난다.
다행히 우리가 제5호수에 카누를 접안했을 때 첫 육로 운반 구간은 길지 않았다. 길이는 1km가 채 안 됐으며 이동 중에 만난 주유소는 몸을 말리며 전열을 정비할 공간을 제공해줬다. 우리는 주차장 한 구석에 카누를 내려놨다. 대부분의 대원들은 실내에서 따뜻한 음료를 마셨고 몇몇은 문 앞 차양 밑에서 담배를 피웠다. 대원들의 사기는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여정을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2000년, 미국 뉴잉글랜드 지방 출신의 노잡이 무리가 이 긴 물길을 NFCT로 명명하고 이를 공식적으로 지도화하기 시작했다. 동명의 비영리 단체는 이후 25년 동안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뛰어난 편에 속하는 카누 탐험을 이곳에서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그렇다고 이 물길이 명명된 시점을 계기로 이용되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특히 호데노쇼니 연맹의 공동체와 앨곤퀸족은 무려 수천 년 동안 이 물길을 오갔다. 이 물길을 이루는 강과 호수는 1600년대에 들어 유럽 출신의 정착민들에게 매우 중요해졌다. 그리고 남북 전쟁 이후로 수십 년 동안 미국의 야외 레저 문화가 이 지역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이유는 모두 하나로 귀결된다. 이 지역에서는 육로보다 물길을 따라 이동하는 것이 더 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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