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치명적인 정원
글 : 톰 라몬트 사진 : 카를로타 카르다나
독미나리, 돼지풀 그리고 방호복. 생명에 위협이 될 수도 있는 100여 종의 식물들을 돌볼 때 필요한 것들이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영국 노섬벌랜드의 애닉 성 옆 부지에 있는 독의 정원. 이곳의 관리자들은 해마다 기절하는 사람들을 수없이 본다. 유사한 시설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이 정원은 해골로 장식된 철문 뒤에 자리해 있으며 치명적인 식물 100여 종을 보유하고 있어 감독하에서만 입장이 가능하다.투어가 시작되면 안내인은 방문객들에게 어떤 식물도 만지거나 핥거나 꺾지 말라고 경고한다. 방문객들은 과거의 독살범과 그들이 무기로 사용한 식물에 대해 배운다. ‘찻잔 독살범’은 자신의 여자 형제에게 벨라돈나를 먹여 살해한 것을 시작으로 연쇄 살인 행각을 벌인 것으로 악명 높은 인물이다. 그리고 ‘죽음의 의사’는 양귀비에서 추출한 약물로 환자 15명을 살해해 유죄 선고를 받은 의사다. 종종 방문객이 쿵 소리를 내며 자갈길 위에 쓰러진다. 정원사들은 기절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을 이런 섬찟한 이야기 탓으로 돌린다. 하지만 어쩌면 협죽도와 주목나무, 각종 가짓과 식물 등이 내뿜는 자극적인 향이 합쳐져 유난히 예민한 사람들의 정신을 앗아가버리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