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설물의 치유력
글 : 애덤 피오리 사진 : 졸빈 찬클
장내 세균은 매우 다양한 질병에 대한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유용한 몇몇 세균은 지구상 가장 외진 지역들에서 찾을 수 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전 세계를 누비며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사회를 찾아다니고자 한다. 그곳의 고립된 환경이 훼손되기 전에 말이다. 이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이유로 골치 아픈 작업이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첫 바자우족 지원자들이 카누에서 내린 것은 오전 11시경이었다. 용감한 그들은 청록빛 술루해에 둘러싸인 삐걱거리는 목조 발코니에 모였다. 그 전주에 어른과 아이를 비롯해 200명가량이 선상 및 수상 가옥에 모여 사는 마불섬 연안의 한 마을에서는 어떤 소문이 돌았다. 한 무리의 외지인들이 특이한 제안을 하러 보르네오섬 북동쪽에 있는 이 작은 섬마을에 온다는 것이었다.바자우 라우트족은 대체로 국적이 없는 원주민 집단으로 ‘해상 유목민’이라고 불린다. 이들은 수백 년 동안 창으로 다랑어를 사냥하거나 물질을 해 거미고둥, 전복, 해삼 따위를 캐며 수상 유랑 생활을 해왔다. 최근에 이 부족은 유난히 큰 비장을 가졌다는 점 때문에 과학계의 관심을 받았다. 덕분에 이들은 물속에서 최대 13분이나 숨을 참을 수 있다. 이는 대대로 의지해온 풍부한 해양 생태계에 고유하게 적응한 사례였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독일 킬대학교와 말레이시아 말라야대학교의 연구진이 이곳을 찾아온 것은 완전히 다른 종류의 생태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였다. 바로 바자우족의 피부 표면과 소화기 속에 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엄청난 수의 미생물들이다. 연구진은 시간을 내준 지원자들에게 사례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날 오전 통역사가 발코니에 모인 20명가량의 주민들에게 전달했듯이 이례적인 요청 사항이 있었다. 연구원들은 배설물을 수집하러 온 것이며 각 지원자에게 최대한 많은 양을 받아가겠다고 했다. 곧 플라스틱 통이 제공될 예정이었다.
JAMES MORGAN, PANOS PICTURES/REDU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