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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의 실험실 아쿠아리우스

플로리다 주의 산호초와 물고기들을 연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닷속에 내려가 함께 생활하는 것이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우리가 플로리다 주 연안에서 8km 이상 떨어진 해역의 수면에서 25m 아래에 있을 때 불이 나가버렸다. 환경보호주의자 크레그 테일러와 나는 우리의 수중 가옥인 아쿠아리우스 연구기지에서 흘러나오는 희미한 불빛에 의지해 두 시간 동안 잠수를 하고 있었다. 화물열차 한 량 정도 크기의 아쿠아리우스는 해저에 있는 우주선처럼 보였는데, 내부의 불빛이 창문으로 새어 나오고 외부 조명이 측면과 지지대들을 비추고 있었다. 동력이 끊어지자 아쿠아리우스는 암흑 속으로 사라져버렸고, 나는 우주에서 미아가 된 우주비행사처럼 세상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수면으로 올라가고 싶은 충동과 싸웠다. 스쿠버다이버 훈련 때 교육받은 대로라면 문제 발생시 당장 수면으로 올라가야 하겠지만 지금은 일반적인 잠수와 전혀 다른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4일간 우리는 수중탐사대원으로 아쿠아리우스 안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지금 우리 체내에는 질소가 가득 녹아들어 있는 상태다. 내가 감압을 하지 않고 급히 수면으로 올라간다면 체내에 녹아 있던 질소가 급격한 수압 감소로 팽창해 기포를 만들어낼 것이다. 기포는 신경계를 압박해 통증을 유발하고 혈류를 차단하거나 뇌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감압증은 내 목숨까지 앗아갈지도 모른다. 갑자기 아쿠아리우스의 비상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했다. 모든 탐사대원은 즉시 귀환하라는 신호였다. 그러나 그 날카로운 소리는 사방에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나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어둠 속을 가로질러 헤엄치면서 비상등을 이용해 우리가 일주일간 훈련을 받을 때 설치했던 탐사용 로프들을 찾으려고 했다. 이 안내선들은 우리가 산호초 부근을 돌아다닐 때 도움이 되는 안전장치였다. 장갑 낀 한 손으로 검정색 로프를 움켜쥔 크레그와 나는 로프를 따라 기지까지 돌아왔다. 산호와 조류로 뒤덮인 금속 선체를 더듬으며 나아가던 우리는 '문풀(moon pool)'이라는 밑바닥의 네모난 입구에 도착했다. 아쿠아리우스 기지는 물이 든 양동이 안에 유리컵을 거꾸로 뒤집어 넣은 것과 같은 원리로 되어 있다. 뒤집힌 유리컵이 똑바로 서 있는 동안에는 컵의 윗부분에 공기층이 남아 있다. 기술자들은 아쿠아리우스 안의 기압을 주변 대양의 수압과 똑같이 높게 유지시켜 바닷물이 밀려들어오는 것을 막는다. 우리는 이 공기층 안에서 생활했는데, 나는 바로 이곳으로 돌아오려고 안간힘을 썼던 것이다. 바닷물 밖으로 나온 나는 허리까지 물에 잠기는 문풀에 서서 호흡기를 벗고 아쿠아리우스 안의 덥고 습한 공기를 들이마셨다. "발전기가 고장났습니다." 위쪽에 서 있던 미 해군 잠수 군의관인 크리스천 피터슨이 말했다. 아쿠아리우스 위에 연결돼 수면에 떠 있는 생명유지용 부표(LSB)의 발전기 두 개 모두가 전기를 공급할 수 없게 됐기 때문에 희미한 비상등만 켜져 있을 뿐 냉방도 되지 않았다. 이 따뜻한 열대 바닷속에 여섯 사람이 함께 있으니 작은 실험실 안은 금세 후텁지근해질 것이다. 기술요원 짐 버클리가 15km 떨어진 키라고에서 아쿠아리우스를 감시하고 있는 사령실에 무선 조난신호를 보냈다. 다행히 사령실 요원들이 컴퓨터 화면으로 전기가 나가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즉시 우리를 구조할 쾌속정을 보내왔다. 과학자 3명,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기자 1명, 의사 1명, 기술요원 1명으로 구성된 수중탐사대원 6명은 물기가 없는 거주공간의 폭 1m, 길이 5m의 복도에서 서로 어깨가 맞닿을 정도로 바싹 붙어 선 채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말 없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45분 후,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산하 국립해저연구센터의 직원 한 명이 드디어 도착했다. 수면에서는 기술지원팀이 LSB 안에 있는 디젤 엔진 연료관의 막힌 곳을 뚫어주었다. 그렇게 해서 우리의 해저 가옥 생활은 '정상'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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