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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눈에 비친 바다 속

산호초의 세계는 깜짝 놀랄 정도로 선명한 녹색, 청색, 황색, 적색이 흩뿌려져 있는 것 같다. 과학자들은 이 색깔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해독하고, 물고기처럼 그 색깔들을 보는 법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황제천사고기의 선명한 노란색과 파란색, 그리고 현란한 소용돌이무늬를 보면 진화가 얼마나 기발하게 이루어지는지 알 수 있다. 녀석의 서식지인 산호초 속을 탐험하다 보면 고상한 것에서 지극히 화려한 것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색채와 무늬에 휩싸여 이내 감각적인 과부하가 걸리고 만다. 지구상에서 가장 다채로운 곳이 산호초라는 데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왜 그럴까? 과학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동물의 몸 색깔이 짝짓기 상대의 시선을 끌고 다른 동물들에게 자신의 독성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수심에 따라 빛의 파장(다시 말하면 색채)이 어떻게 다르게 보이고, 다양한 해양생물이 이 빛을 어떻게 인식하고 서로를 보는지 이해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여 년밖에 되지 않는다. 그 방법은 사람과는 판이하다. 산호초 동물들이 어떻게 색채를 이용하는지 기록하기 위해 나는 사진기자 팀 레이먼과 함께 피지와 인도네시아 근해를 탐험했다. 구석구석에서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아름다운 색의 향연이 벌어지고 있었다. 산호초 밖의 탁하고 어두운 바다 속에서는 대부분의 생물이 냄새나 맛, 촉감, 소리 같은 비시각적인 수단으로 의사소통을 한다. 그러나 산호초가 사는 햇볕이 잘 드는 투명한 물속에서는 빛이 풍부하여 시각에 많이 의존하게 된다. 눈이 보이는 동물이든 안 보이는 동물이든, 짝을 유인하거나 적을 위협하기 위해서는 물론 자신이 하는 일을 널리 알리고, 포식자를 피하고, 먹이를 잡고, 심지어 산호초를 배경으로 몸을 숨기기 위하여 강렬한 색채로 자신을 꾸민다. 산호초에 사는 생물의 몸 색깔은 사랑의 언어로도 한몫한다. 그들은 그 언어를 아주 순식간에 주고받는다. 많은 산호초 물고기들이 몸 색깔을 수 초 내에 깜빡거릴 수 있다. 우리는 플래셔래스 수컷들이 마치 네온사인이 점멸하듯, 몸통과 활짝 뻗친 지느러미 위로 파란색 줄무늬를 그려 보이며 미니 레이저 쇼를 연출하는 것을 보았다. 수컷의 레이저 쇼에 자극을 받은 암컷이 선택한 구애자와 함께 수직으로 솟아오르며 알을 뿜어내 수컷의 정자와 뒤섞인다. 일이 끝나자 수컷은 즉각 칙칙한 황갈색으로 변했고, 짝짓기를 마친 암수 한 쌍은 서둘러 안전한 산호초로 돌아갔다. 그 화려하고 황홀했던 짝짓기 순간에 그들은 분명히 포식자에게 완전히 노출되어 있었다. 따라서 색채를 감추는 능력이 그것을 내보이는 능력 못지않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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