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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고족의 노래

자신들이 훈족의 왕 아틸라의 후손이라 주장하는 루마니아의 찬고족은 수세기 동안 지리학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세상과 분리된 삶을 살아 왔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비비 코산(23)은 열렬한 가톨릭교도이면서 인정 받는 여자 마법사이자 점쟁이였다. 우리는 루마니아 동부 몰다비아 지방, 노새가 수레를 끄는 울퉁불퉁한 길 끝에 자리잡은 아리니 마을에서 그녀를 만났다. '최후의 만찬' 그림 밑에서 몸을 이리저리 흔들며 무아지경에 빠진 코산은 말린 옥수수 낟알 41개를 탁자 위에 흩뜨리고는 몇 줄로 가지런히 놓았다. 생후 4개월 된 그녀의 아들이 옹알대며 우리를 쳐다봤다. "여기 낯선 이가 있어요." 비비가 첫째 줄 낟알들을 가리키며 읊조리고는 다른 줄들을 가리키며 말한다. "여기 당신의 마음이, 여기는 당신의 집이 있어요." 그녀는 어느 나이 많은 마법사에게서 비법을 훔쳤다. 손님인 척 찾아가 백마술(白魔術)을 위한 주문과 의식을 외운 것이다. "훔치는 건 이러한 능력들을 얻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에요. 우리 선조들의 방법이죠." 그녀가 내게 말했다. 그녀는 41알의 옥수수로 점친 내 앞날에 대해 계속 들려 줬다. 자세한 내용은 나만 간직하겠다. 하지만 그 내용은 비비의 민족만큼이나 불가사의했다. '찬고족'으로 알려진 이들은 끊임없이 움직이는 오래된 민족으로, 대충 '방랑자들'이라고 번역된다. 그들은 자신들이 훈족의 왕 아틸라의 후예라고 주장한다. 유럽인 대부분의 유목민 혈통이 그와 연결돼 있는데, 이런 연결성을 통해 우리는 오늘날 서양 문명의 아시아적 기원을 살펴볼 수 있다. 아리니는 불과 2년 안에 루마니아가 합류하게 될 세계인 유전공학, 우주탐사, 인터넷 서핑의 세계, 즉 유럽연합(EU)으로부터 500km도 안 되는 거리에 있다. 하지만 마술과 마법, 그리고 샤머니즘적 주술 속에 스며들어 있는 그들의 전통, 즉 그들의 의식세계에 있어서 몰다비아 지방의 찬고족은 서구 세계로부터 거리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멀리 떨어진, 시대를 초월한 듯한 세계에 살고 있다. 21세기의 고정관념들이 거의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는 세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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