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키 산맥 천연가스 개발
미국 내 천연가스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로키 산맥 일대에서는 가스 개발을 위해 토지 용도를 바꾸려는 시도가 늘어나면서 구서부와 신서부가 서로 맞붙어 싸우고 있다. 개발과 보존이라는 전형적인 논쟁의 더 깊은 내막을 들여다본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지금도 로키 산맥에서는 구(舊)서부와 신(新)서부가 부대끼는 곳을 꽤 찾아볼 수 있다. 와이오밍 주 파인데일이 그런 곳 중 하나다. 그린 강 상류, 세이지브러시(쑥)로 가득한 계곡의 메사 뒤에 숨어 있는 한적한 시골 마을(인구 1500명) 파인데일은 마운틴맨(모피 장수) 박물관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이곳 그린 강 유역은 모피 장사가 사양길로 접어들 무렵 사슴 가죽옷을 입은 '모험가들'이 북적대던 집결지로 잘 알려져 있다. 부근 언덕에 올라서면, 동쪽으로 윈드리버 산맥의 눈 덮인 봉우리가 보이고 서쪽으로는 멀리 와이오밍 산맥이 눈에 들어온다. 이런 풍경은 오래된 구서부다. 기회가 아직 남아 있을 때 이 경치에 푹 빠져 들자. 또 다른 서부, 즉 파이프라인과 탐사용 중장비, 시추 플랫폼이 들어선 신서부가 메사와 그 너머 남쪽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신서부는 경비행기의 창문을 통해 가장 잘 바라볼 수 있다. 어떤 이에게 신서부는 환경을 '학살하는' 현장이지만, 미국 에너지 자립에 이르는 과정의 중요한 기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지금 그린 강 상류 계곡 연합의 린다 베이커, 그리고 콜로라도 주 애스펀 출신으로 에코플라이트의 조종사인 브루스 고든과 함께 인터콤으로 대화를 나누며 하늘을 날고 있다. 고든은 여러 해 전부터 수십만 킬로미터를 비행하면서 국회의원과 언론인들에게 토지 용도를 둘러싼 '전쟁'의 현장을 보여 주었다. 고든의 비행기는 파인데일 메사 북단 부근에서 트래퍼스포인트라는 곳을 돌고 있다. 트래퍼스포인트는 그린 강에 솟아 있는 절벽이다. 잭슨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에 바짝 붙은 시골 주택단지와 그 절벽 사이에 있는 건 길이가 800m도 안 되는 들판이 전부다. "좁은 통로가 있어요." 베이커가 말한다. "영양붙이와 검은꼬리사슴이 티턴 국립공원의 여름 서식지에서 그린 강 상류로 이동할 때 비집고 나가는 곳 중 하나죠." 트래퍼스포인트 인근 천연가스의 개발권은 미 토지관리국(BLM)이 갖고 있다. 이 기관이 에너지 개발을 위해 이곳을 임대할 것인지, 임대한다면 언제 할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BLM이 포인트를 임대하지 않더라도, 때로는 수천 마리씩 떼를 지어 저 멀리 남쪽 겨울철 서식지로 몰려가는 유제동물 앞에는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파인데일 메사는 동물들의 이주 통로를 가로지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천연가스가 수백억 세제곱미터나 묻혀 있는 사암층인 파인데일 배사층 위에 있다. 메사에는 이미 허가를 맡은 가스정이 700개나 있고, 현재 230개 가스정에서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가스전은 150km에 이르는 진입로와 파이프라인으로 뒤얽혀 있다. 메사 너머 남쪽으로 날아가 보니 가스정이 더욱 촘촘히 몰려 있는 조나필드가 보인다. 500개가 넘는 가스정이 있으며, BLM은 그 수를 31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 지역은 국가의 희생양이죠." 베이커가 인터콤을 통해 말한다. 난 어제 BLM 파인데일 사무소에서 이와는 다른 얘기를 들었다. "생산성 면에서 보면, 미국 본토에서 조나에 견줄 만한 육상 가스전은 거의 없어요."라고 BLM의 현장 책임자 프릴 미컴이 말했다. 파인데일에 있는 비행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고든이 이야기한다. "이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해요. 비행기를 타고 한 시간 정도 로키 산맥을 둘러보면 석유와 천연가스를 개발하려는 조짐을 발견할 수 있어요. 거의 모든 곳에서 추진되고 있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