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억의 세계 인구
글 : 로버트 쿤직
지구상의 인구는 곧 70억이 될 것이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네덜란드 조이트홀란트 주의 델프트라는 도시에서 1677년 어느 가을날, 있었던 일이다.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가 그린 ‘천문학자’와 ‘지리학자’라는 두 작품에서 긴 머리 모델로 알려져 있는 포목상인 안톤 판 레벤후크는 아내와 잠자리를 하다 말고 황급히 작업대로 달려갔다. 그는 포목상이었지만 현미경으로 사물을 관찰하는 일을 매우 좋아했다. 그는 이미 첫 번째 아내와의 사이에서 5명의 자녀가 있었지만(4명은 신생아 때 사망함) 아이를 갖는 일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그는 후에 런던의 왕립학회에 보낸 서신에 “맥박이 6번 뛰기 전에” 아주 작은 확대경으로 자신이 수집한 정액을 관찰했다고 적었다. 확대경 렌즈는 기껏해야 작은 빗방울만 했지만 사물을 수백 배나 확대할 수 있었다. 이 확대경은 레벤후크가 직접 제작한 것으로 당시 그만큼 성능이 좋은 확대경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이전에도 호수의 물 한 방울, 심지어 포도주 한 방울에도 수백만 마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극미동물’이 살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당시 런던의 식자들은 그것조차 아직 진위를 가려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좀 더 민감한 연구 결과를 보고했다. 바로 사람의 정액에도 극미동물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레벤후크는 “모래 한 알 크기 정도의 정액에 극미동물이 1000마리가 넘게 있을 때도 있다”고 썼다. 그는 보석 감정사처럼 확대경을 눈에 바싹 붙인 채 자신의 정자들이 긴 꼬리를 흔들며 헤엄치는 모습을 관찰했다.
그 후 레벤후크는 확대경으로 사물을 관찰하는 일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작은 확대경 덕분에 이제껏 한번도 보지 못했던 미세한 세계를 볼 수 있었던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정자를 관찰하며 보냈다. 어느 날 그는 대구에서 이리(물고기 수컷의 뱃속에 있는 흰 정액 덩어리)를 짜내어 관찰하다가 무심코 실제로 지구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를 추산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당시에는 그런 생각을 실제로 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인구조사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레벤후크는 네덜란드의 인구를 약 100만으로 추산하고는, 지도와 구면기하학을 이용해 지구상에서 사람이 거주하는 면적을 네덜란드의 1만 3385배로 추정했다. 당시에도 네덜란드의 인구밀도는 높은 편이어서, 지구 전체의 인구밀도가 그만큼 높을 거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그는 전 세계 인구가 133억 8500만 명은 넘지 않을 것이라고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대구 한 마리가 갖고 있는 1500억 개의 정자에 비하면 이는 매우 적은 수치다.
역사학자들은 레벤후크가 살았던 시대에 세계 인구가 5억 남짓이었을 것으로 추산한다. 1000년 동안 인구가 아주 서서히 증가해오다가 그때부터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150년 후, 한 과학자가 인간의 난세포를 발견했을 때 세계 인구는 두 배가 늘어 10억을 넘어서고 있었다. 그리고 100년 후인 1930년경, 세계 인구는 다시 두 배가 늘어 20억이 되었다. 그 후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20세기 전에는 세계 인구가 두 배로 늘어난 적이 없었지만, 오늘날에는 사람들이 세계 인구가 세 배로 늘어나는 현상을 목도하고 있다. 유엔인구국(PD)은 2011년 말쯤 세계 인구가 70억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이런 인구폭발 현상은 속도가 완화되고 있긴 하지만 결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인간의 수명은 점차 늘어나고 있고 현재 전 세계 여성 중 18억 명이 가임 연령층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세대 전에 비해 여성 1인당 출산율은 더 낮아졌지만 앞으로 최소 수십 년 동안 인구는 계속 증가할 것이다. 2050년에는 세계 총 인구가 105억에 달할 수도 있고 80억에 그칠 수도 있다. 유엔의 인구학자들은 그 중간인 93억을 최적의 추산치로 보고, 2045년쯤에 인구가 90억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