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인스타그램 보기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키즈

매거진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보노보의 놀라운 생존 방식

글 : 데이비드 콰멘 사진 : 크리스티안 치글러

콩고 강의 좌안에만 사는 특이한 유인원, 보노보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의 깊숙한 삼림지대. 가장 가까운 간이 착륙장으로부터 흙길을 따라 80km를 더 들어가야 다다를 수 있는 루오 강 북안 기슭에 영장류 동물학계에서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왐바 연구 캠프가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1974년 일본 영장류학자 카노 타카요시가 보노보를 연구하기 위해 설립했다.

 

보노보는 유인원 가운데 특이하게 “전쟁은 그만두고 사랑을 나누세요!”를 실천하는 혈통이다. 녀석들의 사촌격인 침팬지보다 훨씬 성욕이 왕성하고 성격이 온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물학자 프란스 드 발과 몇몇 학자들이 동물원에 갇힌 보노보를 대상으로 실시한 현대 연구에서 보노보는 자유분방한 성행동을 하고 서로 간에, 특히 암컷들 간에 친밀한 유대 관계를 맺는 성향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우열 다툼과 무리 간 싸움이 잦은 침팬지와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야생에 사는 보노보의 습성은 알아내기가 쉽지 않았다. 일본 교토대학교 영장류 연구소 소속 카노 타카요시는 직접 야생 보노보를 연구하고자 했던 최초의 과학자 중 한 명이다. 1996년에서 2002년까지 콩고에서 일어난 내전으로 몇 차례 중단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왐바에서 진행되어온 연구 활동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어느 이른 아침, 나는 사카마키 테츠야라는 연구원을 따라 숲으로 들어갔다. 이내 나는 여태껏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게 됐다. 보노보들이 싸우고 있었다. 녀석들은 먹잇감을 사냥했고 성행위를 하지 않고 내리 몇 시간을 보냈다. 이 녀석들이 정말 음란하고 평화롭기로 이름난 그 동물이 맞는 걸까?

 

보노보 무리가 포도처럼 생긴 작은 볼레카나무 열매를 따먹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사카마키가 녀석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알려줬다. 저쪽에 생식기가 부풀어 오른 암컷은 노바라고 그가 말했다. 노바는 2008년에 마지막으로 출산했는데 엉덩이에 분홍색 방석을 달아놓은 것처럼 생식기가 요란하게 부풀어 오른 것이 다시 임신할 준비가 됐음을 알려준다. 이 녀석의 이름은 나오이고 매우 나이가 많으며 서열이 아주 높은 암컷이라고 사카마키는 말한다. 나오는 딸 둘을 뒀는데 이중 먼저 태어난 녀석은 아직도 무리를 떠나지 않고 남아 있다. 그리고 다른 편에 있는 저 암컷은 키쿠다. 역시 서열이 매우 높고 아들 셋을 뒀으며 모두 무리 안에서 지내고 있다. 세 아들 중 한 녀석인 노비타는 알아보기 쉽다고 사카마키는 설명했다. 녀석은 덩치가 큰 데다가 오른손의 손가락과 양발의 발가락이 없고 고환이 검기 때문이다. 아마도 덫에 걸려 손가락과 발가락을 잃은 듯하다. 노비타는 우두머리 수컷인 듯하다. 보노보 무리가 우두머리 수컷을 인정한다면 말이다.

 

이제 우리는 보노보들을 쫓아 무상가나무 숲 깊숙한 곳에 들어서 있었다. 녀석들은 과일을 입안 가득 쑤셔 넣고 있었다. 노비타와 또 다른 수컷 지로가 서로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내며 다툼을 벌였다. 노비타의 늙은 어미 키쿠가 아들을 돕기 위해 부리나케 달려들었다. 모자의 협공에 위협을 느낀 지로는 근처 나무로 물러나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40분 후 다시 보노보들의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사카마키는 소란의 진원지를 가리켰다. 활공하는 날다람쥐류 한 마리가 보노보를 피해 나무를 타고 올라가고 있었는데 이 나무 주변으로 보노보 몇 마리가 모여들었다. 보노보들이 점점 다가가자 녀석은 공중으로 뛰어올라 활공하며 도망갔다. 그때 또 다른 날다람쥐류 한 마리가 우리 눈에 들어왔다. 곧 다른 보노보들도 알아챘다. 보노보 무리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위협하면서 거리를 좁혀갔다. 한 마리가 기를 쓰고 나무줄기를 기어오르기 시작하자 날다람쥐류가 벽을 오르는 도마뱀붙이처럼 손쉽게 6m 정도 더 높이 올라갔다. 그러다 녀석을 잡아먹으려고 혈안이 된 보노보들에게 둘러싸여 퇴로가 막히자 이 작은 설치류는 몸을 날렸다. 크고 작은 가지들과 덤불 사이를 활공하며 무사히 도망쳤다.

 

포토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