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티 보호하기
글 : 멜 화이트 사진 : 폴 니클렌
미국 플로리다 주 킹스 만에서는 카리브해매너티의 개체수가 늘면서 관광업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바로 이 점이 문제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미국 플로리다 주에 있는 도시 크리스털리버로 들어서는 경계에는 좀 색다른 환영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이 표지판에는 “매너티에 대해 알고 싶으면 AM 1610에 주파수를 맞추세요”라는 문구가 써 있다. 거기다 시청 앞에 있는 빨강, 하양, 파랑으로 칠을 한 멸종위기종 매너티 상도 여느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다.
길 가는 사람들에게 어디로 가면 이 인기 있는 해양생물을 볼 수 있냐고 물어보면 킹스 만의 잠수 장비 전문점 10여 군데서 운영하는 스노클링 투어를 알려 준다. 아니면 카약을 빌려 매너티들이 겨울을 보내는 온천 쪽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 스리시스터스스프링스 서쪽에 있는 운하에 가면 육지에서도 녀석들을 볼 수 있다.
운하에서 내려다보면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비취색 물속을 유유히 헤엄치는 매너티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보통 녀석들은 혼자이거나 새끼 한 마리를 데리고 다니는데 서너 마리가 무리를 지어 다니기도 한다. 매너티뿐 아니라 사람들도 끊임없이 오간다.
“매너티가 살 공간이 없어요.” 좁은 운하를 매너티들과 함께 사용하는 보트들이 오가는 모습을 보며 또다른 남자가 말한다. “어쩔 수 없는 일이죠.” 그가 안타깝다는 듯 고개를 젓는다. “사람들이 돈벌이에 혈안이 돼서 아무도 신경을 안 써요.”
크리스털리버 국립 야생생물 보호구역은 킹스 만의 상당 부분을 관리하고 있다. 면적 240ha에 이르는 킹스 만의 호수는 탬파에서 북쪽으로 105km 떨어진 멕시코 만으로 흘러 들어간다. 보호구역과 이웃한 도시 크리스털리버는 지리적으로 보호구역을 품에 안고 있는 형상이지만 두 지역의 사이가 늘 그렇게 좋았던 것은 아니다. 실제로 일부 주민들이 보호구역의 책임자 마이클 러스크를 제복 입은 ‘악마’로 취급할 정도다.
러스크는 2009년 크리스털리버에 부임하자마자 여러 단체가 관련된 논쟁의 중심에 놓이게 됐다. 바로 정부 규제가 중요하냐 개인의 자유가 중요하냐, 대중의 출입권을 제한할 것이냐 사유재산권을 보호할 것이냐, 변화냐 전통이냐, 이상주의냐 돈이냐와 같은 논쟁이다. 이런 지역적 갈등은 미국 전역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반영하고 있지만 크리스털리버 주민이 내세우는 이유는 특이했고 또 그만큼 모순적이다. 바로 공격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순한 동물 매너티가 논란의 원인이다.
몸무게가 500kg이 넘는 서인도제도매너티는 살찐 돌고래나 작은 고래와 겉모습이 비슷하지만 그 둘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사실 매너티는 코끼리와 조상이 같다. 매너티에게는 고래처럼 차가운 바닷물에서 견딜 수 있게 해주는 지방층이 없다. 이 때문에 매너티는 수온이 20℃ 이하로 떨어지면 몸이 약해져서 죽게 된다. 미국에서 발견되는 서인도제도매너티의 아종인 카리브해매너티는 대서양과 멕시코 만 연안 지역에 분포한다. 겨울이 돼 바닷물의 수온이 떨어지면 녀석들은 내륙의 자연 온천이나 발전소의 배수관 같은 따뜻한 곳으로 모여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