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들지 않는 남극대륙
글 : 프레디 윌킨슨 사진 : 코리 리처즈
그들은 얼음으로 뒤덮인 퀸모드랜드에 휘몰아치는 거센 바람에 대해서 익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열정적인 등반대원들은 예상하지 못한 혹독한 도전에 직면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천막 밖에서 우르릉대는 소리는 바람이라기보다 지진에 가까웠다. 나는 본능적으로 움찔거리며 침낭 속으로 더 깊이 파고든다. 이전에도 엄청난 위력의 바람을 접한 경험이 있었다. 히말라야 산맥에서는 한밤중에 제트 기류가 휘몰아쳤고, 파타고니아 고원에서는 폭풍우가 무시무시하게 울부짖었다. 지금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강풍이 또다시 불어닥치면서 땅이 흔들린다. 내 천막은 남극대륙 볼타트 산맥 깊숙이 위치한 황무지에 있는 바위 두 개 사이에 고정돼 있다. 근처에는 동료 대원 3명이 웅크리고 있다. 남쪽으로 80km를 가면 남극고원의 끝자락이다. 이 얼어붙은 광대한 고지대는 남극대륙의 내륙에 우뚝 솟아 있다. 이곳에서는 지형과 중력이 결합해 강력한 활강 바람을 뿜어낸다. 고밀도의 찬 공기가 눈사태처럼 산간 회랑을 따라 미끄러져 내려와 바다 쪽으로 돌진한다.
강풍이 또 한 차례 몰아친다. 천막 버팀목들이 안쪽으로 휘어지더니 천막이 내 침낭 위로 무너져 내린다. 천막의 솔기가 뜯겨져 나가는 소리가 마치 기관총을 난사하는 듯하다. 갑자기 내 몸이 빙글빙글 돌더니 허공을 날아 거꾸로 처박힌다. 여전히 천막 안이다. 나는 다시 바람에 들려 바람막이로 대강 만들어놓은 바위 벽에 내동댕이쳐진다. 책과 카메라 장비, 더러운 양말이 아무렇게나 뒹굴고 침낭이 터져 오리털이 바람에 날아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