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대형 조류, 화식조
글 : 올리비아 저드슨 사진 : 크리스티안 치글러
화식조는 호주 극북부의 열대우림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내 앞 땅바닥에 축축한 보라색 진흙 덩어리처럼 보이는 크고 둥근 더미가 쌓여 있다. 크기는 야구모자만 한데, 이 덩어리에는 산딸기류와 씨들이 50여 개나 여기저기 박혀 있다. 어떤 씨는 아보카도 씨보다 더 크다.
나는 땅에 무릎을 꿇고 앉아 좀 더 가까이 들여다본다. 그리고 코를 바짝 대고 냄새도 맡아본다. 과일에 식초 한 방울을 떨어뜨린 것 같은 시큼한 냄새가 난다. 진한 홍차의 알싸하고 떫은 향도 어렴풋이 풍긴다. 기묘한 느낌이지만 불쾌하지는 않다.
이 큰 더미는 새의 배설물이다. 아주 큰 새가 남긴 거대한 배설물 덩어리다.
나는 일어나 주위를 둘러본다. 나는 데인트리 열대우림에 와 있다. 호주 북단의 바닷가에 있는 도시 케언스의 해안에서 차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곳이다. 하늘을 가린 울창한 나뭇가지들 사이로 여기저기 빛줄기가 쏟아져 숲 바닥에 아롱아롱 무늬를 만든다. 내 옆에 있는 나무에서 보이즈볏도마뱀을 발견한다. 녀석은 머리에는 볏이 나 있고 등을 따라 돌기가 삐죽삐죽 솟아 있는 멋진 도마뱀이다. 근처 어딘가에서 곤충들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대형 조류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다.
어쩌면 바로 옆에 있다 해도 나무들 사이에 있는 녀석을 알아보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녀석은 덩치는 커도 숲의 그림자에 파묻혀 알아보기 힘들다.
내가 찾고 있는 새는 호주의 열대우림에서 과일을 가장 많이 먹고사는 큰화식조다.
화식조는 날지 못하는 대형 조류다. 에뮤와 친척 간이고 좀 더 먼 친척으로는 타조, 레아류, 갈색키위새 등이 있다. 화식조류는 현재 세 종이 남아 있으며 그중 두 종은 뉴기니와 인근 섬들의 열대우림 지역에만 서식한다. 나머지 한 종은 가장 덩치가 큰 큰화식조인데 녀석들은 호주의 퀸즐랜드 주 북부 열대 습윤 지역에 서식한다. 데인트리 열대우림 같은 광대한 우림지대 깊숙한 곳에 사는 녀석들도 있고 숲 가장자리에 살며 인가 뒷마당을 기웃거리는 녀석들도 있다.
하지만 화식조는 정원에 날아드는 여느 새와는 다르다. 다 자란 수컷은 몸을 쭉 뻗으면 키가 165cm나 돼 사람을 내려다볼 수 있을 정도로 크고 몸무게가 50kg 이상 나가기도 한다. 다 자란 암컷은 수컷보다 키가 더 크며 몸무게가 73kg 이상 나가기도 한다. 현존하는 새 중 화식조보다 더 큰 새는 타조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