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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동물의 방주

글 : 엘리자베스 콜버트 사진 : 조엘 사토리

이제 동물원은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동물을 고수할 것인가 아니면 점차 사라져가는 멸종위기 동물을 구할 것인가 사이에서 결단해야 한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테리 로스 박사는 수술복을 입고 긴 갈색 머리를 높이 묶었다. 그러고는 오른손에 투명한 비닐장갑을 낀 후 어깨까지 끌어 올렸다. 그녀의 환자인 0.7t의 암코뿔소 ‘수치’를 유인해 우리에 넣었다. 로스는 첫 번째 장갑 위에 두 번째 장갑을 덧끼고는 비디오게임 원격 조정기처럼 생긴 것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코뿔소의 직장 깊숙이 팔을 집어넣었다.


이틀 전, 미국 신시내티 동물원 멸종위기동물 보존연구소의 책임자인 로스 박사는 2004년 이 동물원에서 태어난 수마트라코뿔소 수치에게 인공수정을 시도했다. 그때 로스 박사는 인공수정을 위해 길고 가느다란 튜브를 복잡하게 접힌 수치의 자궁경부로 밀어 넣어야 했다. 지금은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초음파 검사를 할 시간이다. 수치의 커다란 엉덩이 부근에 받쳐 놓은 컴퓨터 화면에 거친 영상이 나타났다. 인공수정 당시 수치의 오른쪽 난소는 배란이 이뤄지기 직전처럼 보였다. 기대한 대로 진행됐다면 수치는 이번 발정 주기에 임신에 성공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난자는 로스가 마지막으로 보았던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수치가 배란을 하지 않았어요.” 로스는 초음파 검사를 돕고 있던 여섯 명의 사육사에게 말했다. 모두의 입에서 한숨이 새어 나왔다. “오, 안 돼!” 누군가가 말했다. 매우 아쉬운 일이었지만 로스 박사는 이내 수치의 다음 발정 주기에 맞춰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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