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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 광물

글 : 제프리 게틀먼 사진 : 마커스 블리스데일

우리가 쓰는 전자기기에 사용되는 광물들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자행되는 참혹한 폭력의 돈줄이 되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첫번째 소년 병사가 한 손에는 AK-47 소총을, 다른 한 손에는 금방 딴 마리화나 싹을 움켜쥐고 덤불숲에서 튀어나왔다. 열너댓 살쯤 돼 보이는 그 소년은 무엇을 훔치기라도 한 듯 멋쩍고 짓궂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고 머리에는 가짜 머리칼을 땋아 어깨까지 늘어뜨린 여성용 가발을 쓰고 있었다. 곧이어 중무장한 소년 10여 명이 너덜너덜한 위장복과 지저분한 티셔츠를 걸친 채 밀림 끝에 있는 나무들에서 뛰어내리더니 시뻘건 흙길을 차지하고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이 길은 바비 금광으로 가는 도로다. 반군이 장악한 이 금광은 콩고민주공화국의 동쪽 변두리 야생 지역에 있다. 콩고는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국가로 다이아몬드, 금, 코발트, 구리, 주석, 탄탈룸 등 수조 달러어치에 이르는 엄청난 천연자원이 매장돼 있어 문서상으로는 가장 부유한 국가에 속한다. 그러나 실은 끊임없이 내전이 벌어지고 있어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상처가 많은 나라다. 민병대가 장악한 콩고 동부의 광산들은 세계 굴지의 전자회사와 보석회사들에 원자재를 공급하는 동시에 이곳에 혼란을 부추겨왔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노트북 컴퓨터, 사진기, 게임기, 금목걸이에는 어느 구석엔가 콩고의 아픔이 조금씩은 묻어 있을지 모른다.


바비 지역의 광산이 아주 좋은 예다. 이 광산은 코브라 마타타라고 불리는 배불뚝이 반군 지도자가 장악하고 있는데, 사실 ‘장악’하고 있다고 하기에도 우습다. 바비 지역에는 어디까지가 정부군의 영역이고, 또 어디서부터가 코브라의 영역인지 구분할 만한 뚜렷한 선이 없다. 서로 적대적인 군대가 길게 판 참호에 쭈그려 앉아 대치하고 있다거나 개인 참호에서 조준경을 보며 상대방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는 것도 아니다. 대신에 세력권이 모호한 집단들이 난립해 있고 대개는 이들이 미치는 영향력도 아주 미미하다. 이를테면 한 곳에서는 망고 나무 아래 정부군 몇 명이 빈둥거리고 있는가 하면, 그로부터 3km 떨어진 곳에서는 코브라 휘하의 소년 민병대원 몇 명이 마리화나를 피우고 있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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