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초
글 : 조지 존슨 사진 : 다이앤 쿡, 렌 젠셸
러시아 대초원에서 온 침입자들이 어떻게 미국 서부의 상징이 됐을까?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아내와 내가 말을 키울 생각으로 미국 뉴멕시코 주 샌타페이 교외에 1ha 정도의 땅을 사기로 결정한 어느 가을부터 나는 괴물 같은 회전초와 맞닥뜨리기 시작했다. 주변에는 앙상하게 바싹 마른 회전초 줄기 더미가 널려 있었다. 정식 명칭이 러시아 엉겅퀴(Salsola tragus)인 이 식물은 미국 서부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다. 땅을 사고 나서 몇 달 후 회전초가 더 많이 보였다. 3월의 봄바람을 타고 날아온 회전초들이 여러 잣나무와 향나무 앞에 무더기로 쌓여 있었다.
나는 걱정하지 않으려 했다. 도시에 있는 우리 집에서도 가끔씩 눈에 띄는 회전초를 비롯해 온갖 종류의 잡초들과 씨름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잡초 가운데는 댑싸리와 불과 제초제에 강해 보이는 야생 겨자인 재쑥도 있었고, 잡초를 뽑아버리려는 나 같은 사람들을 쫓아내려고 화학물질을 분비하는 좁은잎해란초도 있었다. 개비름, 수궁초, 쥐꼬리망초, 방가지똥, 구린내풀, 개쑥갓, 개정향풀 등 사람들이 이들 잡초에 붙인 이름만 봐도 인간이 이 식물들을 싫어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녀석들은 지상에서 가장 혹독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유전적으로 설계돼 있어 어디에서나 쉽게 적응하며 살아간다.
알고 보니 회전초는 잡초계의 칭기즈칸 같은 존재였다. 우랄 산맥 동쪽에 있는 유라시아 대초원에서 침입한 러시아 엉겅퀴는 새로운 땅에서 놀랍도록 번성했다. 이 식물들은 해마다 겨울이 되면 죽고, 줄기는 바싹 말라 한바탕 바람이 불면 부러진다. 부러진 줄기들은 구르고 또 구르면서 서로 뭉쳐져 보기 흉한 갈색 가시넝쿨 덩어리가 되는데 크기가 집을 덮어버릴 만큼 커지거나 방목장에 들불을 일으킬 수도 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이 잡초 덩어리 가운데 가장 큰 것은 수 킬로미터에 걸친 길을 따라 구르면서 씨앗을 자그마치 25만 개나 퍼뜨릴 수 있다. 이 씨앗들은 가만히 기다리고 있다가 싹을 틔울 적당한 시기를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