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의 해양보호구역
글 : 케네디 원 사진 : 토머스 P. 페샤크
남아프리카 연안은 세계에서 가장 어족이 풍부한 바다에 속한다. 하지만 이렇게 풍요로운 바다를 계속 보존하면서 바다에 의존해 살아가는 어민의 삶도 보장하는 방안을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의 서부 해안에는 사람들이 큰 파도를 타며 서핑을 즐기는 ‘던전스’ 가 있다. 이 인근에는 낮고 평평한 섬이 하나 있는데 이곳은 바다표범들의 세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다표범의 털속에 갇혀 있던 기포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인다. 바다표범들이 공중제비를 하며 잽싸게 달아나면 녀석들의 꽁무니에서는 샴페인을 터뜨렸을 때처럼 거품이 인다.
이 섬은 카본켈버그 어로제한구역 안에 있다. 카본켈버그 어로제한구역은 케이프타운의 해안 지역 대부분을 포함하는 훨씬 더 큰 범위의 보호구역 내에서도 어획이 완전히 금지된 곳이다. 이곳은 사람들이 바다는 태평성대라고 느낄 만한 그런 곳이다.
하지만 고개를 들어 등에 묵직한 자루를 짊어진 채 끙끙거리며 언덕길을 오르는 사람들의 행렬을 보면 평화로운 바다라는 생각은 사라진다. 나는 재주를 부리는 바다표범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자그마한 만까지 헤엄쳐서 가서 전복 껍데기가 널려 있는 해안으로 올라섰다. 바다표범의 체취와 썩어가는 켈프 냄새가 섞여 악취가 코를 찔렀다. 따오기 한 마리가 전복 껍데기들 사이를 살금살금 걸으며 전복 껍데기에 남아 있는 내장 찌꺼기를 쪼아댔다. 나는 꼭대기가 평평한 바위 위로 올라갔다. 사람들은 몇 분 전까지 여기에 12서 전복에서 살을 발라내 자루를 가득 채웠다.
작은 만을 떠나 흐드러지게 핀 야생화 군락을 지나고 구불구불한 가파른 길을 따라 산등성이를 넘으면 행버그라는 마을이 나온다. ‘밀렵꾼 고속도로’라 불리는 이 길을 따라 사람들은 해마다 불법으로 채취한 수백 톤의 전복을 실어 나른다. 전복 살은 중개인들과 가공업자들의 손을 거쳐 아시아 전역으로 팔려나간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전복이 실패를 의미한다. 법 집행의 실패이고, 어업 관리의 실패이며 바다를 지속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사회 합의의 실패를 의미한다. 전복 어장은 붕괴했고 불법 채취자들은 파렴치한으로 취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