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
글 : 데이비드 콰멘 사진 : 피트 멀러
에볼라 바이러스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숨어 있을 뿐이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2013년 12월, 서아프리카 기니의 멜리안두 마을에서 병이 난 어린 소년이 무시무시한 유행병의 시발점이 되리라고 예측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 전염병은 나중에 3개국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지구 전역에서 우려와 공포,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앓아 누운 지 불과 며칠 만에 숨을 거둔 이 어린 소년을 시작으로 수많은 전염병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소년의 이름은 에밀 우아무노였다. 극심한 고열, 검은 변, 구토 등 소년이 보이는 증상은 뚜렷했지만 그런 증상은 말라리아를 비롯한 다른 질병들의 징후일 수도 있었다. 안타깝지만 아프리카의 여러 마을에서는 아이들이 정체 모를 열병과 설사병에 걸려 숨지는 일이 아주 흔하게 일어난다. 하지만 얼마 안 있어 소년의 누이가 사망했고 그다음에는 어머니와 할머니, 마을의 산파, 그리고 간호사까지 목숨을 잃었다. 이 전염병은 멜리안두를 거쳐 기니 남부의 다른 마을들로 퍼져나갔다. 이런 일이 있고 나서 거의 3개월 뒤 기니와 세계의 다른 지역 사이에 오간 전자우편 내용에는 ‘에볼라’라는 단어가 언뜻언뜻 언급되기 시작했다.
에밀 우아무노가 사망할 당시 멜리안두에는 기니의 수도 코나크리에 본부를 둔 공중 보건당국도, 해외에서 온 바이러스성 질환 추적 전문가들도 없었다. 만일 그들이 그곳에 있었고, 그 아이가 에볼라 출혈열의 첫 발병 사례라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그들은 이 중요하지만 수수께끼 같은 존재에 대해 제때에 관심을 가졌을 것이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 가장 이해하기 힘든 점 중 하나는 이 바이러스가 거의 40년 전 처음 출현한 이래로 한 번에 몇 년씩 자취를 감춘다는 사실이다. 1976년 자이르(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에볼라가 발병하고, 같은 시기에 유연 관계가 가까운 바이러스가 남부 수단(현 남수단)에서 발병한 이후 크고 작은 에볼라 사태가 산발적으로 발생했다. 1977년에서 1994년까지 17년 동안 인간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한 확증 사례가 한 건도 없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사람들 사이에 교묘히 잠복해서 고작 경미한 두통이나 콧물을 유발하는 병원체가 아니다. 이 바이러스가 17년 동안 사람들 사이에서 돌고 있었다면 우리는 알아챘을 것이다.
바이러스는 살아 있는 생물체 내부에 있지 않으면 생존 기간이 길지도 않고 복제도 하지 못한다. 이 말은 바이러스에게는 숙주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해로운 바이러스들 중에는 인간 이외의 동물들 몸속에서 살다가 가끔씩만 인간에게 옮는 것들도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바이러스들을 인수공통 바이러스라고 부른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특히나 위험하고 골치 아픈 인수공통 바이러스다. 며칠 만에 감염자 다수의 목숨을 빼앗고 다른 감염자들은 사경을 헤매게 만들고는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도대체 에볼라 바이러스는 휴지기 동안 어디에 가만히 숨어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