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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을 허락하지 않는 산

글 : 마크 젠킨스 사진 : 코리 리처즈

미얀마 밀림에 우뚝 솟은 미지의 산이 어떻게 최정예 등반대의 등정을 좌절시켰는가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바람이 온몸을 사정없이 때린다. 나는 절벽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피켈(등반용 얼음도끼)을 움켜쥔다. 쌓인 눈에 머리를 들이민 채 숨을 고르며 아래를 내려다본다. 아이젠 밑은 1500m 낭떠러지다. 나는 동료 두 명과 밧줄로 연결돼 있지만 우리를 산에 고정시켜주는 장치는 아무것도 없다. 여기서 추락하면 우리 세 사람은 모두 황천길로 가게 될 것이다.


바람이 잦아들자 나는 눈속에 알루미늄 막대를 박고 여기에 밧줄을 고정시킨 후 온 신경을 집중하며 차근차근 피켈을 휘두르고 아이젠을 박으며 산을 오른다. 그리고 암벽에 확보물을 설치한 후 두 동료 코리 리처즈와 레난 오즈턱이 깊이 파인 암석을 가로지르도록 밧줄을 걸어준다.


“좋은 선등이었어요!” 코리의 외침이 포효하는 바람을 타고 들려온다. 그는 왼쪽으로 몸을 기울여 눈과 화강암 절벽을 뚫고 갈 수 있는 경로를 탐색하며 계속 올라간다. 레난이 내가 서 있는 바위 턱에 도달하지만 남은 공간이 없다. 그는 발 디딜 곳을 찾아 옆으로 이동한다. 코리는 우리 위쪽에 있는 얇은 바위 턱을 따라 조심스럽게 아이젠을 찍으며 까치발로 이동하더니 시야에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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