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의 붕괴
글 : 더글러스 폭스 사진 : 카밀 시맨
이 특집 기사는 남극대륙의 빙하가 녹는 현상을 연구하고 있는 과학자들의 활동을 취재한 것이다. 남극의 빙하가 녹아내리면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해 전 세계적으로 위기를 맞이할 것이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공중에서 내려다본 파인아일랜드빙붕은 마치 느린 속도로 재현되고 있는 처참한 열차 사고의 현장 같다. 울퉁불퉁한 표면은 수천 개의 커다란 크레바스로 만신창이가 돼 있다. 가장자리 곳곳이 약 500m 폭의 균열에 의해 찢겨나갔다. 2015년과 2016년에는 가장자리에서 580km2의 얼음덩어리가 떨어져 나와 아문센해를 떠다녔다. 지난 수십 년에 걸쳐 이곳의 해수 온도는 0.5℃ 이상 높아졌고 얼음이 녹아서 떨어져나가는 속도가 네 배 빨라졌다.
이 빙붕은 아문센해로 흘러가는 여러 대형 빙하들 중 하나인 파인아일랜드빙하의 끝부분이다. 이런 대형 빙하들 모두가 서남극빙상이라는 훨씬 규모가 큰 둥근 얼음층을 소멸시키고 있다. 서남극빙상은 두께가 3km가 넘고 프랑스 면적의 두 배나 되는 지역을 덮고 있다. 이 빙상은 죽 늘어선 섬들 위에 걸쳐 있지만 대부분은 수심 1500m 이상의 해저 분지 위에 자리 잡고 있다. 빙상이 바다의 수온 상승에 더욱 취약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약해진 모든 얼음이 지지 기반에서 떨어져 나와 조각조각 깨져 떠다니게 되면 해수면이 3.3m까지 상승해 세계 각지의 해안을 침수시키게 될 것이다.
빙상의 끝부분에 있는 빙붕은 빙상이 팽창하는 것을 막아준다. 그런데 해저 분지 가장자리의 바위 능선들이나 우뚝우뚝 홀로 솟아 있는 산들을 버팀목 삼아 해상 댐 역할을 해온 이 빙붕들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서남극의 태평양 연안에 있는 아문센해 전역에서 빙붕들이 약화되고 있으며 얼음이 바다로 급속히 흘러 들어가면서 뒤편의 빙하가 점점 후퇴하고 있다. 이 지역 대부분에 걸쳐 약 400m의 두께로 덮여 있는 파인아일랜드빙붕은 극적인 사례다. 1994년부터 2002년까지 두께가 평균 약 45m 얇아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