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
글 : 폴 살로펙 사진 : 존 스탠마이어
유명한 무역로인 실크로드를 따라 나선 2400km의 도보 여행을 통해 온 세상 사람들이 중앙아시아로 모여들었던 시대를 돌아본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물.
깨끗하고 신선한 마실 수 있는 물.
3년 넘게 도보 여행을 하는 동안 물을 찾는 일은 언제나 어려웠다. 나는 지금 세계를 걸어서 횡단하며 석기시대에 지구를 탐험한 최초 인류의 사라진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다. 에티오피아에서 여정을 시작할 때에는 낙타가 목을 축이는 작은 물구덩이부터 소금물이 배어 나와 질척해진 진흙탕까지 걸어갔다. 아랍 헤자즈 사막에서는 한 오아시스에서 다른 오아시스로 옮겨 다녔다. 한겨울 캅카스산맥 정상에서는 사방에 물을 두고도 갈증에 괴로워했다. 물이 바위처럼 꽁꽁 얼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정말 처음이었다. 내가 구덩이 속에 묻어뒀던 물통에서 누군가 물을 퍼간 것이다. 얕은 구덩이였지만 60ℓ의 소중한 물이 담겨 있었다. 물이 사라지다니.
키질쿰 사막에 숨겨둔 내 물을 훔쳐간 도둑은 바로 ‘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