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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푸나족

중앙아메리카 연안에 위치한 어촌은 아프리카 흑인과 카리브 인디언 혼혈 종족의 흥겨운 리듬이 울려퍼지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서아프리카에서 노예선에 실려온 가리푸나족의 선조들은 1635년 세인트빈센트섬 근해에서 배가 난파되지 않았다면 신대륙의 광산이나 농장으로 끌려갈 운명이었다. 그런데 남미에서 이주해와 그 섬에 살던 카리브 인디언들의 도움으로 이들은 그곳에 정착한다. 그리고 두 종족은 혼인을 통해 섞이면서 가리푸나 문화를 탄생시킨다. 카리브해 특유의 농업과 어업 전통, 그리고 남미와 아프리카 스타일이 섞인 음악, 춤, 종교가 그것이다. 가리푸나족은 17세기에 그들의 뒤를 이어 들어온 프랑스인 정착민들과도 평화롭게 지내며 번영을 구가했다. 그러나 영국인 식민지 개척자들이 들어오면서 긴장이 싹트기 시작했고 급기야 전쟁까지 벌어진다. 하지만 영국군에 비해 수가 턱없이 부족했던 가리푸나족과 이들을 후원했던 프랑스인들은 1796년 항복하고 만다. 가리푸나족은 영국군에 의해 발리소섬으로 추방돼 감금당했고, 감옥의 열악한 환경 때문에 절반 이상이 목숨을 잃는다. 이듬해 생존자들은 온두라스 근해에 위치한 로아탄섬으로 이송된다. 전설에 따르면, 가리푸나족은 그들의 주식인 카사바를 옷 속에 숨겨 갖고 갔는데, 배 안에 사람들을 어찌나 빽빽이 실었던지 몸에서 흐른 땀에 의해 카사바가 말라죽지 않았다고 한다. 그들이 로아탄섬에 심은 카사바는 무성하게 잘 자랐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가리푸나족은 온두라스와 니카라과, 과테말라, 벨리즈 곳곳에 정착해 어촌을 이루었다. 지금도 해마다 벨리즈에서는 선조들의 도착을 재현하기 위해 사람들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가 그들의 생명을 유지시켜준 카사바를 상징하는 야자 잎과 바나나 잎을 흔들며 파도를 타고 해변으로 돌아오곤 한다. 음악과 춤이 풍성한 이 의식은 가리푸나족의 전통문화를 이어가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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