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고 있는 미국 사회
기록적인 수치에 이른 미국 이민의 물결: 세계 각국에서 온 십대 청소년들이 다니는 미국의 한 고등학교를 취재하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워싱턴 DC에서 멀지 않은 버지니아주 폴스처치에 소재한. J.E.B. 스튜어트 고등학교는 1959년에 설립됐다. 남북전쟁 때 남부연합군 기병대를 지휘했던 사령관의 이름을 딴 이 학교는 개교 당시 학생 수가 1천616명이었는데 전원이 영국계 미국인이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서서히 변하기 시작하더니 1990년대 중반부터는 이민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불법 이민까지 포함해 연간 1백만 명이라는 신기록에 가까운 수치에 이르렀다. 2000년도 인구조사에 의하면 미국 전체 인구 2억8천1백만 명 중 10%가 외국 태싱으로 이는 1930년 이래 가장 높은 비율이며, 숫자상으로는 미국 역사상 최고다. 1965년 이전에는 미국 이민의 4분의 3이상이 유럽에서 왔는데 가장 큰 이유는 북유럽인들을 선호한 이민 할당 제도 때문이었다. 그러나 1965년 의회가 할당 제도를 폐지하면서 아시아, 아프리카, 카리브해지역, 중동, 라틴아메리카 등지에서 온 이민자들이 60%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 인구조사국 국장을 지낸 케네스 프리위트는 "머지않아 미국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세계 전 지역에서 온 인종들을 총망라한 나라가 될 것" 이라고 말한다. 세계적으로 볼 때 이민은 가난한 나라에서 부강한 나라로, 특히 노동 인구의 고령화 현상이 심각한 산업국가로 이동한다. 그 결과 이민을 받아들이는 나라의 인구 구성이 번하게 되는데 영국과 프랑스는 총인구의 7%, 독일은 거의 10%가 외국 태생이며 캐나다는 17%가 외국 국적이다. 미국의 J.E.B.스튜어트 고등학교도 이민으로 인한 혁명적인 변화를 여러 면에서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데, 전교생 1천400명 중 절반이 외국 태생으로 출신지는 70개국에 이른다. 이 학교는 고등학교 2,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편견 퇴치' 라는 선택 과목을 개설하고 있다. 차별과 편견 때문에 발생하는 범죄, KKK단의 폭력, 19세기 아일랜드 이민자들에 대해 '아일랜드인 사절' 이 적힌 구인 광고가 붙게 된 이유 등에 대해 토론하는 과목이다. 내가 이 수업을 참관하던 날 아침, 한 학생이 이렇게 말했다. "미국은 이민자들의 나라이면서 때로는 이민자들을 미워하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 "그런데 사람들은 왜 미국 이민을 원하는 거죠?" 내가 이런 질문을 던진 이유는 학생들이 미국이 지닌 이상과 결점을 어떻게 소화해내고 있는지 궁금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