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 표범 동행 취재기
남아프리카 초원지대에 사는 다섯 살배기 표범이 5700ha에 달하는 자신의 영역을 유유히 돌아다니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표범은 야행성이며 캄캄할 때도 혼자 다닌다." 생물학자 메이트랜드 에디가 관찰한 바다. 그러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말라 말라 사냥감보호구역에 사는 수컷표범 한 마리는 19개월이나 자신을 따라다니는 나를 개의치 않았다. 나는 이 녀석에게 트조롤로란 이름을 붙여줬다. 스와지어와 상가어를 합성해 만든 이름인데 '홀로 선 자'라는 의미다.길도 없는 숲 속에서 표범을 추적하는 일은 무척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몇년 전 이웃한 크루거 국립공원의 수의사가 흑멧돼지에게 상처를 입은 트조롤로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추적장치를 녀석의 몸에 심어놓았다. 공원관리인으로 일했던 경력 덕분에 추적장치 주파수의 단독 사용권을 얻은 나는 트조롤로를 계속 따라다니면서 녀석에게서 신뢰도 얻어냈다. 마침내는 녀석이 발을 닦느라 혀로 열심히 핥는 소리나, 냄새를 풍기는 안면 분비액으로 나뭇가지에 표시하느라 가지를 부러뜨리는 소리도 들을 수 있을 만큼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나중에는 트조롤로 바로 앞에서 무릍을 끓은 채 카메라를 들이대도 녀석은 태양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유유히 내 앞으로 걸어왔다.
말라 말라 사냥감보호구역은 언덕과 계곡이 물결처럼 이어지는데, 덤불 사이로는 군데군데 탁 트인 땅들이 보인다. 이곳에는 먹이감이 다양하고, 샌드강 덕분에 물이 풍부하며, 덤불도 무성하게 자라 있어 표범 수도 35마리 정도 된다. 크루거 국립공원(지도)에는 수백 마리가 더 서식한다. 5700ha에 이르는 트조롤로의 세력권에는 암컷 네 마리의 영역도 포함돼 있으며 이따금 자신의 영역을 확보하러 다니는 젊은 수컷이 지나가기도 한다. 표범은 먹이감을 가리지 않는다. 금방 잡은 동물이든 죽은 동물의 고기든 가리지 않으며 심지어 곤충도 마다하지 않는다. 70kg쯤 나가는 다섯 살배기 트조롤로는 힘이 세기 때문에 자신보다 두 배나 무거운 동물도 나무 위로 끌어올릴 수 있다. 이제 녀석은 다른 육식동물들이 접근하지 못하는 이곳에서 며칠 동안 임팔라로 배를 채울 것이고, 웅덩이에 고인 빗물은 녀석의 갈증을 해소해줄 것이다. 트조롤로는 이슬 맺힌 풀밭을 다니느라 흠뻑 젖어 나타나곤 했는데, 그래도 발만은 적시기 싫어서 고양이처럼 물웅덩이를 피해 가는 모습을 보니 웃음이 절로 난다.
다른 대형 고양이과 동물들의 경우처럼 표범도 자연의 경쟁자들 외의 다른 위협들에 직면해 있다. 가축을 보호하려고 육식동물을 죽이는 농부들은 물론이고 밀렵꾼과 사냥꾼 또한 위협이 되고 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서식지 감소다. 그래도 야생 고양이류 중에서는 표범이 가장 널리 분포하는 종으로 추정된다. 아프리카의 넓은 지역과 중동, 그리고 아시아의 일부 지역에 살고 있는 표범들은 다수가 인간 문명의 영향을 덜 받는 변방지대에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다.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에는 아직도 표범이 많이 서식하지만, 정확한 통계 자료는 부족한 실정이다. 어쨌든 표범 수가 많아 보이는 곳에서도 이들의 미래는 결코 장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