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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대륙의 얼음섬들

거대한 빙산이 남극대륙에서 떨어져 나오는 장면이 인공위성에 포착됐다. 이를 조사하기 위해 용감한 탐사대원들이 사나운 바다와 거친 바람, 위협적인 얼음덩이들을 무릅쓰고 모험에 나섰다. 그리고 다양한 생물들의 보금자리였던 거대 빙산의 '폭발'장면도 목격한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새벽 1시, 남극대륙에서 수평선 위로 떠오른 태양이 붉게 빛나고 있었다. 그런데 면적이 1km2쯤 되는 빙산이 솟아오르더니 한쪽 끝이 마치 침몰하는 배의 이물처럼 공중으로 높이 치솟았다. 탐사팀이 타고 있는 브레이브하트호에서 2.5km 떨어진 지점이었는데, 바로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배가 정박해 있던 빙산이다. 다시 빙산이 아래로 세차게 내려앉자 파도가 일었는데, 그 파도는 할레트곶까지 밀려갈 정도였다. 우리 배가 요동을 치는 동안 빙산은 다시 솟아올라 위쪽 끝 부분이 폭발하는 것 같더니 곧 이어 산산이 부서진 수정처럼 얼음 파편들이 바다를 온통 뒤덮어버렸다. 이렇게 뒤덮은 면적은 자그마치 5km2에 달했다. 이런 광경에 대해 기록해놓은 자료는 극히 드물다. 남극대륙의 빙산을 연구하러 온 우리는 이런 경험으로 이곳 빙산의 위력과 복잡성과 위험을 새삼 실감했다. 로스해를 떠다니는 빙산들 가운데 배에서 200km쯤 떨어진 곳에 떠 있는 빙산 하나가 특히 관심을 끌었다. B-15B라 명명된 이 빙산은 면적이 4900km2에 달하는 얼음덩이로 B-15에서 떨어져 나온 것이다. 2000년 3월 로스 빙붕에서 분리된 B-15는 위쪽 표면의 면적이 약 1만1000km2에 달했는데, 녹을 경우 미국의 5년 간 물 소비량(남한의 1년 물 소비량의 약 100배)에 맞먹을 것으로 추산됐다. B-15만큼 거대한 빙산은 평생 한두 번 볼까말까 할 만큼 드물다. 미국 메릴랜드주 스위틀랜드에 위치한 국립얼음연구센터에서는 지난 25년 동안 인공위성 추적 시스템으로 남극대륙의 빙산들을 촬영해왔는데, B-15처럼 큰 것을 목격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B-15는 로스 빙붕의 균열들이 점차 벌어지면서 떨어져 나온 것으로, 균열 상태를 인공위성으로 9년 간 관찰해왔다. B-15가 떨어져 나온 지 한 달 만에 사진기자 웨스 스카일스와 나는 이를 탐사해보기로 했다. 테이블처럼 평평한 이곳의 거대 빙산들은 얼음턱을 밟으며 빙산에 오르는 펭귄과 바다표범들과 그곳에 둥지를 트는 바닷새들의 서식처가 되고 있다. 그리고 빙산의 가장자리와 그 가장자리를 따라 형성된 동굴에 섞여 있는 영양소들은 해양 먹이 피라미드의 맨 밑에 있는 식물성플랑크톤들의 성장을 촉진시켜준다. B-15 분리 후 몇 달 동안, B-15에서 떨어져 나온 얼음덩이들은 맥머도 기지(미국의 남극프로그램 상주기지)를 오가는 물자 보급선들의 항로 쪽으로 향하는 듯하더니, 그 중 가장 큰 빙산인 B-15A가 17만 쌍의 황제펭귄과 아델리펭귄이 다니는 길목을 막아버렸다. 번식기에 접어든 녀석들은 바다에서 크로지에곶에 있는 번식지까지 왔다갔다해야 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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