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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스토리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채굴된 265.82캐럿짜리 다이아몬드가 한동안 자취를 감췄다가 뉴욕에 다시 출현했다. 이 보석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미로처럼 얽힌 다이아몬드의 세계가 드러난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하루는 뉴욕의 유명한 거래상 한 명이 내게 이런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다이아몬드는 사실 금은과 같은 재화가 아닙니다. 보석상에게서 다이아몬드를 구입한 다음 같은 값을 받고 그에게 되팔 수는 없을 거예요. 그가 자신의 이윤을 포기하진 않을 테니까요. 하지만 가장 손쉽게 재산을 옮길 수 있는 방법임에는 분명합니다. 내가 아는 한 남자는 이란에 혁명이 일어났을 때 즉시 그곳을 떠나야 했어요. 그는 집을 팔거나 은행에 갈 시간은 없었지만 3000만 달러 상당의 다이아몬드를 챙겨 나올 시간은 있었지요." "다이아몬드는 통화의 한 형태입니다. 국제 차관을 대신하고 부채를 갚고 뇌물을 주고 무기를 구입하는 데 쓰이죠. 많은 경우에 돈보다 낫습니다." 벨기에 앤트워프에 있는 다이아몬드 하이카운슬(Diamond High Council) 소속 마크 반 복스타엘의 말이다. 한 예로 라이베리아의 수도 몬로비아는 출처가 의심스러운 현금 자산을 다른 곳으로 가져가기 쉬운 다이아몬드로 바꾸려는 돈세탁업자들의 메카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 조직인 알 카에다도 이런 방법을 이용했다는 미확인 보도가 있었다. 앤트워프 다이아몬드 지구는 세계 다이아몬드 시장의 심장부라 할 수 있다. 그곳에 있는 복스타엘의 사무실을 나와 점심을 먹으러 걸어가면서도 그는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주제에 관해 열심히 이야기했다. 앤트워프 기차역 옆에 위치한 짧은 세 거리에서는 매년 전 세계 보석용 다이아몬드 원석의 80%가 거래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다이아몬드 지구와 연계돼 있는 유사한 장소들은 세계 도처에 있다. 최신 기술과 값싼 노동력이 동원되어 80만 명의 노동자들이 1캐럿도 안 되는 작은 원석을 보석으로 가공해내는 뭄바이의 오페라 하우스 지구를 비롯한 인도의 여러 '다이아몬드 도시들,' 뉴욕의 47번가, 런던의 해튼 가든, 텔아비브에 있는 라마트간의 고층 빌딩 지역이 그런 곳들이다. 이런 중심지들은 저마다 개인적인 접촉과 인맥을 중심으로 영업을 하고 입소문을 통해 번영하며 비밀을 누설하지 않는다. 히브리어로 '행운'을 의미하는 '마잘'이라는 말 한마디와 악수 한 번으로 수백만 달러의 거래가 성사되기도 한다. 자전거 타고 가던 사람을 피하려고 우리가 몇 발짝 물러설 때 복스타엘은 한숨을 쉬며 "비밀이 너무 많아요"라고 말했다. "다이아몬드 업계에서는 아무것도 확실한 게 없어요. 이 말조차 사실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태반이죠." 다이아몬드는 비밀을 부추기는 경향이 있다. 몇몇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산지가 어디인지 알 만한 단서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다이아몬드 업계가 다이아몬드 원산지 증명제도를 추진하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 파이프라인을 통과하는 수억 개의 다이아몬드들은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것들이다. 원석에서 보석으로 연마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다이아몬드의 내력이 지워져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 드비어스는 오래전부터 다이아몬드를 사랑과 감정에 결부시키는 마케팅 전략에 중점을 두어왔다. '다이아몬드는 영원히'라는 광고 카피가 이런 전략의 근간을 이룬다. 이는 부부의 영원한 사랑과 다이아몬드의 영원한 가치라는 두 가지 개념을 아울러 암시하는 것이다. 남녀의 사랑에 관한 드비어스의 광고 카피 중에는 더 노골적인 것도 있다. 2000년 크리스마스 직전에는 전면 광고에 "투자하시면 보상은 확실합니다. 여기에 쓸 수는 없지만 ··· "이라는 문구를 실었다. 100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에 미국, 유럽, 일본은 물론이고 점차 중국에서도 여자들이 다이아몬드 약혼반지를 당연시하는 '전통적인' 예물로 기대하게 된 것은 순전히 드비어스의 광고 덕분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드비어스 훨씬 이전에도 다이아몬드를 사랑과 헌신에 결부시킨 신화들이 있었다. 인도 신화에서는 보석 자체에 고유한 우주적 능력을 부여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점성가들은 손님에게 운명을 바꿔줄 보석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 하이데라바드에서 내 점을 쳐준 한 점성가에 의하면 다이아몬드는 사랑과 출산, 더 나아가서는 영생에도 강력한 효험이 있다고 한다. 인도에서는 보석에 심오한 종교적 의미를 부여한다. 보석이 지닌 초자연적 힘을 감안하면 이런 사실이 결코 놀라운 것은 아니다. 실제로 마드라스 북서쪽에 있는 티루파티 위쪽의 산지에 높이 솟은 금박 입힌 힌두사원 안에는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신상이 있다. 검은 화강암으로 깎아 만든 높이 2.75m의 그 고대 우상은 좁은 통로의 끝에 서 있는데, 인도 전체에서 인기가 치솟고 있는 발라지라는 신이었다. 내 뒤로는 흥분한 수만 명의 숭배자들이 수km까지 늘어선 채 그 신의 이름을 외쳐댔고, 이들의 함성은 근처에 있는 헌물 분류 기계들의 굉음과 뒤섞여 들려왔다. 헌물 자루들은 입구에 비치해두고 있으며 쏟아져 들어오는 헌물들은 자선사업에 쓰인다고 한다. 발라지신은 다이아몬드들이 번쩍이는 거대한 왕관을 쓰고 있다. 왕관의 무게는 25kg이고 약 2만8000개의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다. 양손에는 더 많은 다이아몬드들이 박혀 있고 귀에도 커다란 다이아몬드 귀고리가 달려 있다. 옆에는 발라지신의 전통 장신구인 다이아몬드 박힌 소라 껍데기와 원반이 놓여 있다. 발라지를 열심히 믿는 한 우아한 부인이 내게 "이분은 다이아몬드를 좋아한답니다"라며 불필요한 설명을 하더니 한 친구의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그 친구는 발라지에게 값비싼 다이아몬드 반지를 바치겠다고 약속했다가 마음을 바꾸고 사원 안으로 들어서는데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손가락에 낀 반지가 헌물 자루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는 것이다. 인도가 세계 유일의 다이아몬드 산지였을 때 인도 남부의 왕국들과 제국들은 동부 데칸 고원에 있는 여러 충적토 광산에서 쏟아져 나온 보물을 기반으로 강성해졌고, 신심이 깊은 통치자들은 다량의 보물을 티루파티를 비롯한 다른 사원들에 헌물로 바쳤다. 이제 종교적 의무를 다한 군주들은 신에게 바친 것을 본떠서 만든 이국적인 보석들에 탐닉했다. 머나먼 유럽에서 온 여행자들은 궁전 안을 장식한 넘쳐나는 보물들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16세기에 이곳의 보물들을 보고 충격을 받은 한 유럽인은 비자야나가르왕이 타고 다니는 말조차 "도시 하나의 가치"와 맞먹는 보석들로 치장돼 있었다는 기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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