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카탄의 구릉도시
멕시코의 구릉지대 푸크에는 아직도 수많은 마야의 유적이 발견되지 않은 채 잠들어 있다. 그 신비한 문명의 실체를 찾아 떠나보자.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차크의 유적지로 가는 산길은 가시투성이의 키 작은 관목들 사이로 구불구불 나 있다. 지금은 건기에 속한 3월이라 햇빛이 무척이나 뜨겁다. 나는 작고 굽은 나무들을 지나고 오랜 세월 침식된 잿빛 석회암 바위들을 계단처럼 오르내리기도 하며 붉은 흙먼지가 풀풀 이는 오솔길을 따라갔다.지난 40여 년 간 나는 고고학자로서 유카탄반도 북서부의 이곳 가시숲을 수차례 탐사한 바 있다. 이 숲 속 어딘가에 아직도 많은 고대 마야의 유적들이 발견되지 않은 채 고이 잠들어 있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1841년에서 1842년 사이의 건기에 미국인 탐사가 존 로이드 스티븐스가 처음 이곳에 도착했던 바로 그때처럼 말이다.
스티븐스가 8개월 동안 탐사했던 지역이 바로 푸크인데, 마야어로 푸크란 '산등성이' 더 넓게는 '구릉지대'를 의미한다. 면적이 6000㎢가 넘는 푸크는 멕시코 유카탄반도의 북서 내륙지역에 자리잡고 있으며 경사가 완만한 구릉과 계곡들로 이루어져 있다.
푸크의 토양은 마야 전역을 통틀어 가장 비옥한 편에 속한다. 그러나 지하수층의 깊이가 지표로부터 깊게는 100m나 돼, 깊은 석회암 동굴에서나 물줄기를 간혹 발견할 수 있으니 급수(給水)면에서 보면 저주 받은 땅이라고 할 수 있다. 본 협회의 지원을 받고 있는 고고학자 마이클 스마이스는 서기 800년 이전의 어느 시점부터 1000년경에 이르기까지 푸크 일대에 욱스말·카바·사이일 등 약 150개에 달하는 도시들이 번창했으며 인구를 다 합치면 50만 명 가량 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물이 턱없이 부족했던 이 지역에서 살아 남기 위해 고대 기술자들은 광장이나 건물의 안뜰 지하에 빗물을 저장하는 저수시설을 수천 개씩 만들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