툰드라의 사향소
홍적세의 빙하기도 견뎌낸 강인한 동물이지만 한때 무분별한 남획으로 멸종위기를 맞았던 사향소. 밤에도 해가 지지 않는 땅 툰드라를 방문해 사향소의 세계를 알아본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광활한 툰드라(동토대)의 벌판에 가을이 찾아왔다. 생명체라곤 없을 것 같은 이곳에서 사향소들이 먹을 풀을 찾느라 눈 덮인 땅을 긁어대고 있다. 북극에 서식하는 반추동물인 사향소는 한때 마스토돈, 매머드와 공존했다. 초기 포유동물 상당수가 수렵과 기후 변화로 인해 멸종했지만, 사향소는 플라이스토세(홍적세, 160만~1만 년 전)의 빙하기에도 빙하가 덮여 있지 않은 곳들을 찾아 다니며 용케 살아 남은 강인한 동물이다. 그러나 한 세기 전에는 북아메리카에서도 거의 멸종되다시피 했었다. 주로 사람들이 모피와 고기를 얻기 위해 마구잡이로 사냥을 한 데다가 어린 새끼들을 잡아 동물원에 보내기 위해 이에 저항하는 큰 사향소들을 죽인 탓이다. 그러나 계속된 사향소 보호 노력의 결실로 개체수는 회복되었고, 이제는 캐나다의 빅토리아섬에만 6만여 마리가 살고 있다.나는 2년에 걸쳐 겨울 중 해가 뜨지 않는 기간(11월 중순~2월 중순)을 피해 4개월 간을 방한복을 껴입은 채 북극권 위 286km 지점에 위치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케임브리지만(灣) 지역에서 보냈다. 그곳에 사는 이누이트족 안내인의 도움을 받아 온갖 세월의 풍상을 견뎌온 이 동물들을 관찰하고 촬영하면서 말이다. 나는 눈을 가늘게 뜬 채 저 멀리 푸른 하늘과 눈 덮인 땅이 만나는 지평선을 보고 있었는데 큰 바위처럼 보이던 물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