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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안전

식품 가공 기술의 발전과 가격 인하 압력으로 식품 생산업체들이 대형화함에 따라 단 한 건의 식품 안전 사고가 일으킬 수 있는 피해 규모도 한층 더 커지게 됐다. 그렇다면 어떻게 우리가 먹는 식품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까? 식품 속에 도사린 갖가지 위험들과 그에 대한 대책을 알아보자.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한여름의 어느 날 오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회의실에서는 회의가 한창이다. 주제는 다진 쇠고기와 계란, 샐러드, 아몬드, 그리고 실란트로(고수의 잎). 그런데 점심 메뉴에 관해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은 미국 전역에서 발생한 식인성 질병 사례들을 검토하는 중이다. 회의에 참석한 26명의 전염병학자들은 오염된 음식과 질병 사이의 연관성을 찾아낼 임무가 부여된 의학 수사관들이다.
나는 저온살균처리가 되지 않은 우유를 마셨거나 피크닉 가서 더운 곳에 너무 오래 놔둔 데블드에그(계란 애피타이저)를 먹고 탈이 난 사람들 이야기를 듣게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오염된 파슬리와 파, 멜론, 양상추, 알팔파, 오렌지 주스, 아몬드 등이 언급되고 냉장고에 넣어뒀던 감자 샐러드, 계란, 닭고기, 살라미, 구운 강낭콩, 또는 핫도그, 햄버거, 샌드위치용 고기 따위가 거론되고 있다. 문제의 음식들은 주방과 식당, 양로원과 유람선과 농장, 교회와 사원, 가족모임이나 마을 장터, 또는 카지노나 어린이집 등 다양한 곳에서 수거한 것들이다. CDC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매년 7600만 명이 식인성 질병에 걸린다고 한다. 그 중 32만5000명이 병원에 입원하고 5000명이 목숨을 잃는다.
한편 개발도상국들에서는 매년 거의 200만 명의 아동들이 오염된 음식과 물로 인해 목숨을 잃고 있다. 여기 모인 전염병학자들은 실감이 잘 나지 않는 엄청난 통계 수치 뒤에는 진짜 사람들, 특히 아이들과 노인들이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별로 위험하다고 여기지 않는 식사로 인해 건강은 물론이고, 때로는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질병에 걸리는 것이다. 언뜻 생각할 때 '위험'이라는 단어는 '음식'과 한 문장 안에 들어가면 안 될 것만 같다. 음식이란 필수적이고 유익한 삶의 요소로 위안과 안전, 그리고 사랑의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두 단어가 함께 쓰이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몇 년 전부터 식품에 오염물질이 첨가된 사례들을 많이 듣게 되었다. 포도에 묻은 살충제라든가 딸기에 묻은 카르시노겐(발암 물질), 사과에 묻은 화학물질, 생선 속의 중금속 등. 그리고 지방이나 소금, 또는 콜레스테롤을 장기간 과잉 섭취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결과에 관한 무시무시한 경고도 들었다. 실제로 지난 30여 년 동안 우리가 먹는 음식이 일으킬 수 있는 악영향에 관해 많은 사실들이 밝혀졌지만 발표한 지 얼마 안 돼 반박이 가해지는 경우도 간혹 있어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음식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적신호에 무감각해져버렸다.
나는 안전한 식생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이었다. 안전한 식품 구입 요령, 씻고 조리해 먹는 법, 식당에서 주문해야 할 음식과 피해야 할 음식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러나 식품 안전 전문가들에게서 들은 이야기나 CDC의 전염병학자들이 나누는 대화를 듣고 나서는 내 상식이 쓸모없게 느껴졌다. 나는 식품을 구입하는 방식에서부터 조리하고, 먹고, 먹이는 방식, 심지어 음식의 정의와 음식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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