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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방침엽수림

월계관처럼 지구 북단을 둘러싸고 있는 광활한 북방침엽수림은 열대우림과 함께 지구를 숨쉬게 하는 또다른 자연의 보고다. 벌목과 채광산업으로 훼손되고 있는 현장을 찾아 그 실태를 알아본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수년 간 러시아에서 작업을 해왔던 나는 심하게 벌목된 중국 접경지대에서부터 북극권 너머까지 다니면서 세계에서 가장 넓은 북방침엽수림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순록을 모는 원주민 목자들을 따라 북극권을 지나 숲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지점까지 가보았는데, 그곳에는 옹이투성이 잎갈나무들이 생존의 한계를 시험하듯 혹독한 환경에서 자라고 있었다. 키는 6~7m에 불과해도 수령이 500년 이상 된 것들도 있었다.
또 남미의 열대우림에도 다녀왔는데, 그곳에는 모든 것이 풍부했다. 나무, 동물, 곤충도 더 많았고 활기가 넘쳤다. 하지만 나는 북방침엽수림의 은근한 매력에 더 끌린다. 끝없이 펼쳐진 호수와 연못들이 있는 이곳에서는 다양한 색조의 녹색 향연이 펼쳐진다. 희미한 녹색을 띤 꽃이끼와 짙은 초록의 가문비나무, 그리고 연둣빛이 도는 미루나무와 자작나무 등. 특히 북방침엽수림에 비치는 빛이 참 좋다. 따뜻한 철 저녁에 석양빛이 비치면 숲은 긴 그림자를 드리우며 수정처럼 반짝인다.
그렇게 아름다운 6월 초 어느 날 저녁, 나는 조류전문가인 리처드 토머스(50)와 함께 캐나다 앨버타주의 북방침엽수림에 있었다. 토머스는 이 지역 산림 파괴에 관한 정부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이곳은 윈스턴 처칠 주립공원인데, 우리는 발삼왜전나무와 흰가문비나무, 그리고 나무기둥의 지름이 거의 1m에 달하고 키가 30m에 가까운 거목들도 몇 그루 솟아 있어 어슴푸레한 숲 길을 조심조심 내려오는 중이었다. 바닥 곳곳에는 양치류와 이끼가 깔끔하게 덮여 있고 다람쥐들이 씨를 까먹느라 헤쳐놓은 솔방울들이 쌓여 있었다. 강풍에 쓰러진 나무들이 뒤엉켜 있어서 지나갈 수가 없는 데도 있었다. 그런 곳에는 숲에 구멍이 생겨나 햇빛이 바닥에까지 닿으면서 새로운 생명이 움트고 있었다. 썩고 있는 한 '배양목'에서는 어린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고 공기 중에는 발삼왜전나무의 향내가 가득했다. 토머스는 나와 천천히 걸으며 붉은도가머리딱따구리가 쪼아놓은 잿빛의 죽은 나무라든가 나무 속을 갉아먹는 딱정벌레 애벌레들, 또는 흰턱멧새, 노랑허리아메리카솔새, 붉은가슴동고비 같은 새들의 울음 소리를 알려줬다. 지저귀는 새들 중에서 다수가 중남미에서 겨울을 지낸 후 번식을 위해 이곳의 숲으로 돌아온 철새들이다. "고목들과 죽은 나무 그루터기들이 동물 서식처를 많이 마련해주기 때문에 생물학적 다양성에 일조하고 있죠. 여기엔 새나 동물들이 살아갈 작은 공간들이 많답니다." 토머스는 이렇게 말하며 이 숲이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북미의 로키 산맥은 환상적인 경관으로 유명하고 태평양 연안의 숲은 광활한 온대우림과 활엽수림이 특징이지만 북방침엽수림의 매력은 금방 드러나질 않죠. 그 진가를 알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인내심을 요하죠. 그런 이유로 북방침엽수림은 실제 가치에 걸맞는 대우를 못받고 있는 셈입니다." 그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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