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인스타그램 보기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키즈

매거진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우편번호: 뉴욕주, 뉴욕

뉴욕의 찢겨져 나간 이웃 풍경: 작년 9월 11일, 뉴욕에서 일어난 테러를 기억하면서 그 사건으로 인해 영원히 바뀌어버린 이 도시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3명의 뉴욕 시민들-소방대원과 TV 프로듀서, 그리고 저널리스트-이 전하는 이야기를 들어본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몇 주 지나자 밤에 들리곤 했던 사이렌소리도 사라지고, 트리베카 주민이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여권이나 가스 고지서, 또는 운전면허증 같은 걸 보여줘야 했던 검문도 끝이 났다. '동결지대(frozen zone)'라 불린 트리베카는 겉으론 예전과 다름없어 보였으나, 이젠 모든 게 낯설게만 느껴졌다. 아내 후키코와 나는 운이 좋았다. 제2타워의 강철과 유리들이 굉음을 내며 무너져 내릴 때 우리는 바로 길 건너편에 있었다. 그때 25층 높이까지 치솟은 먼지 구름은 우리를 삼켜버렸고, 칠흙같이 어두운 연기 구름은 마치 고체 덩어리 같았다. 산산조각이 난 사무실 바닥, 폭발한 유리, 박살 난 책상, 컴퓨터, 음식물, 서류 캐비닛, 그리고 사람들 모두가 뒤범벅이 됐다. 아내와 나는 먼지 속에서 헤어진 채 각자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저 살아 있다는 사실에 대해 서로 기쁨을 나눴다. 우리는 또다른 면에 있어서도 운이 좋았다. 붕괴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에서 북쪽으로 14블록 떨어진 우리 아파트에 전기가 들어왔던 것이다. 텔레비전, 전화, 인터넷 모두 작동했다. 덕분에 우리는 9일 동안 잠시도 쉬지 않고 대참사에 관한 신문기사를 써댔다. 10일째가 돼서야 손에서 일을 놓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소파에 앉아 폐허로 변한 세상을 생각했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러나 삶에는 늘 위안거리가 있는 법. 거리에서 우리는 처음으로 이웃 사람 몇을 만났다. 육체 노동자들, 닷컴 기업 종사자들, 엄마와 아이들, 모두 건물 잔해 더미를 응시한 채 길모퉁이에 서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 애완견들, 생존자들의 안부를 물었다. 순식간에 두려움이나 공포, 분노 같은 감정들은 사라져버리고 대신, 인간의 나약함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런 감정은 지속됐다. 나약함. 거기서 어쩔 수 없는 운명론도 등장했다. 그 끔찍한 날 아침에 토스트를 집으려고 손을 뻗는 순간에도 우린 모두 죽을 수 있음을 알게 됐다. 내가 사는 이곳에서는 그런 깨달음이 우리를 더욱 인간적으로 변화시켰다. 다시 자동차 소음으로 넘쳐나는 거리에서조차 낯선 이들끼리 아침인사를 주고받고, 남편은 아내에게 더 많이 키스하거나 아이들을 껴안아주고, 일몰을 감상하기 위해 함께 허드슨강을 산책하는 등. 그러나 이젠 그 누구도 확신에 찬 목소리로 내일을 얘기하지 않는다. 노천 카페가 아침 겸 점심을 먹으려는 브런치족들로 다시 붐비고 제니퍼 포드의 임산부 요가교실도 예전 모습을 되찾았다.

포토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