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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

헝가리인들이 &#39티서비라그자시(티서 강의 만개)&#39라고 부르는 이 놀라운 자연현상은 매년 늦봄에서 초여름에 발생해 경이로운 장면을 연출한다. 마을 주민들은 강물 위로 가득 피어난 화려한 &#39꽃&#39들을 보며 경탄을 금치 못한다. 그런데 꽃처럼 보이는 것은 바로 수백만 마리의 긴 꼬리 하루살이들이다. 이들은 구름떼처럼 수면 위로 떠올라 날아다니며 종족을 번식시킨 후 죽음을 맞는데, 이 모든 과정은 불과 몇 시간 동안에 이루어진다. 티서 강에서 그리 멀지 않은 마을 출신인 아버지는 종종 내게 어부나 뱃사공들은 하루살이가 나타나는 시기를 경험으로 아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나는 순식간에 출몰하는 하루살이떼를 촬영하기 위해 녀석들이 나타나는 정확한 장소와 시기를 알 만한 어부와 뱃사공을 수소문했다. 그 결과 티서타르도시 마을 근처에서 마침내 목표물을 발견했다. 이곳은 하루살이의 주요 출몰지로, 이렇게 대롱대롱 매달려 막 허물을 벗기 시작하는 수컷 한 마리를 카메라 렌즈에 담을 수 있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물 속에서 탄생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수명이 짧은 이 곤충을 "에페메론"이라고 불렀다. 하루살이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2000종에 이른다. 이 중 티서 강의 팔링게니아 롱기카우다는 유럽에서 가장 큰 하루살이로, 수컷의 길이가 머리에서부터 꼬리까지 13cm나 된다. 교미를 마친 암컷은 곧 수면 위에 알을 낳고, 알은 강물 속으로 가라앉아 45일 후 유충으로 부화한다. 유충은 강바닥에 굴을 파고 그 속에서 1당 최대 4300개의 군체를 이루어 생활한다. 3년 후 유충은 수면으로 올라와 암컷은 한 차례, 수컷은 두 차례에 걸쳐 허물을 벗는다. 수컷은 몇 분에 불과한 아성충(亞成蟲) 시기를 거쳐 성충으로 탈피한다. 성충이 된 암수 하루살이의 수명은 3시간 정도다. 3년 전 환경재해가 몇 차례 발생했던 티서 강에 하루살이가 나타난 것은 거의 기적이다. 2000년 1월 루마니아에 있는 한 광산에서 금속 부스러기를 모아두었던 인공호수의 옹벽이 무너져 청산염 등 유독성 물질이 티서 강의 지류로 흘러 들어갔다. 이 일로 강 하류에서 무려 1240톤이 넘는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 이를 애도하기 위해 마을 주민들은 강물에 화환을 띄우며 상징적인 장례를 치르기도 했다. 그런데 같은 해 3월 폭우로 루마니아의 또 다른 옹벽이 무너져 2만 톤 가량의 중금속이 티서 강 상류로 유출됐다. 이후에도 유해물질 유출 사고가 두 차례 더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하루살이는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다행히 재해는 하루살이 유충들이 진흙 속에 있던 겨울에 일어났다. 그리고 봄에 비가 많이 와서 유해물질이 모두 떠내려갔던 것이다.

불붙는 교미 경쟁 티서 강 수면에 떠 있는 암컷들을 향해 수컷 무리가 마치 융단폭격이라도 하듯 급강하한다. 공중에 떠 있는 하루살이는 강물에서 반사되는 편광에 이끌려 수면으로 모여드는데, 연구원들은 일부 아스팔트도 편광을 반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때문에 하루살이떼가 갑자기 강을 벗어나 도로를 뒤덮어버리는 경우도 발생한다.

광란의 교미 현장 교미가 진행되는 동안 강 표면은 떠들썩해진다. 성충 수컷들이 수면 위에서 날개를 퍼덕일 때마다 윙윙 소리가 나기 때문이다(맨 위). 하루살이의 교미과정은 구애작전도 없이 강압적으로 이루어지곤 하는데 최대 20마리의 수컷들이 암컷 한 마리에게 동시에 달려들기도 한다. 위 사진에서처럼 세 마리의 수컷이 이제 막 허물을 벗은 암컷을 에워싸기도 한다. 성급한 녀석 하나는 아직 허물도 벗지 않은 암컷 위에 올라앉아 상대가 나오기만 기다린다. 어떤 수컷들은 실수로 다른 수컷에게 덤벼들기도 한다. 수컷들은 시각적인 자극에 의해 암컷을 구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암컷은 수컷보다 눈이 작고 꼬리도 짧다. 몸통은 호박색인데 바로 이 색이 수컷 유인책이다. 수컷들은 호박색을 띠는 것이면 무조건 교미하려고 달려든다. 내가 강물 위에 노란색 종이를 띄워놓자 순식간에 수컷들이 몰려들었다.

죽음 그리고 새 생명 물총새와 개구리 주위에 죽은 하루살이들이 널려 있다. (살아 있는 녀석들도 약간은 있다.) 수백만 마리에 달하는 수컷 하루살이들은 포식자들에게는 뜻밖의 횡재지만 보통 살아 있는 녀석들만이 먹잇감이 된다. 7000개에서 많게는 1만 개에 달하는 자신의 알들이 안전하게 부화할 수 있도록 암컷 하루살이는 '보상 비행(compensation flight)'을 한다. 하루살이 유충들이 모여 사는 군락지 근처에 알을 낳으면 조류에 휩쓸려 알이 순식간에 강 하류로 떠내려간다. 이를 감안해 암컷들은 빛을 내며 몇km나 떨어진 강 상류로 올라가 산란한다. 그러면 결국에 이 수정란들은 유충들의 군락지까지 떠내려와 강바닥에 가라앉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 비행 해질 무렵, 죽음을 눈앞에 둔 암컷 하루살이가 강 상류를 날고 있다. 순식간에 나타나는 하루살이떼를 놓치지 않기 위해 나는 휴대폰으로 무장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해놓았다. 내가 이 녀석의 출현을 목격한 순간 근처에 계시던 아버지도 하루살이떼의 등장을 알리는 전화를 하셨다. 티서 강에 만발했던 꽃의 마지막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나는 재빨리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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