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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의 방랑자 얼룩말

동아프리카의 사바나얼룩말들은 비를 따라 거대한 대이동을 한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율동감 아프리카의 광활한 무대를 활기차게 질주하는 얼룩말이 입고 있는 줄무늬 옷은 어쩌면 흥이 난 조물주가 장난 삼아 디자인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한 마리도 같은 무늬를 찾아볼 수 없다. 그런데 이 현기증 나는 줄무늬는 도대체 왜 있는 걸까? 어느 누구도 확실한 이유는 모른다. 하지만 이 무늬는 벌레를 쫓아주거나 어둑어둑할 때 얼룩말의 윤곽을 파악하기 힘들게 함으로써 포식동물의 눈을 피할 수 있게 해줄지 모른다. 사바나얼룩말 약 20만 마리가 비를 따라 시계 방향으로(지도 참조) 500km가 넘는 거리를 대이동하는데 건기에는 탄자니아를 거쳐 풀이 좀더 무성한 케냐로 갔다가 다시 남쪽으로 내려와 큰비로 흠뻑 젖어 있는 세렝게티 평원에서 새끼를 낳는다. 아넙 샤와 그의 형 머노즈는 1년간 이 화려한 녀석들의 사진을 찍으며 엄청난 수의 얼룩말들이 무리지어 있는 멋진 모습(위)과 역동적으로 달리는 모습(왼쪽)을 포착했다. "얼룩말을 찍을 땐 그저 그 멋진 모습에 카메라만 갖다 대면 됩니다." 아넙은 말한다. 쫓고 쫓기기 세렝게티의 남단 부근에서 암사자 한 마리가 풀을 뜯고 있는 얼룩말들을 반 시간 동안 홀로 지켜보면서 공격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근처에 있는 누나 경계심 많은 가젤에 대해서는 신경도 쓰지 않으면서 가슴을 낮추고는 고양잇과 동물 특유의 은밀한 동작으로 좀더 가까이 슬금슬금 다가갔다. 녀석은 갑자기 달리기 시작하더니 먹잇감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에 놀란 동물들이 겁을 먹고 뿔뿔이 흩어지는 사이, 녀석은 날카로운 발톱으로 얼룩말 암컷 한 마리의 둔부를 마구 공격했다. 얼룩말은 비틀거리다 결국 쓰러졌다. 마사이마라에서 홀로 지내는 또 다른 암사자가 방심하고 있던 얼룩말 무리 속으로 들어가 새끼 한 마리를 잡는 데 성공했다. 얼룩점박이하이에나와 리카온 역시 얼룩말 고기를 좋아한다. "바로 이런 삶과 죽음의 드라마 때문에 이곳을 계속 찾게 됩니다." 아넙이 말했다. 대이동 케냐의 마라 강 저 건너에 펼쳐져 있는 푸른 초원이 얼룩말들에게 위험한 횡단여행을 감행하라고 유혹한다. 얼룩말들이 떼를 지어 힘겹게 강을 건너는 동안 악어들은 강 중앙에서 몸을 숨긴 채 사냥감을노리고 있다. 땅 위에서는 얼룩말들이 100만 마리가 훨씬 넘는 누와 톰슨가젤들과 함께 초원에서 어울려 지낸다. 하지만 경쟁을 최소화하며 이들은 각기 다른 구역에서 풀을 뜯는다. 우기 동안 얼룩말들은 세렝게티에 머물며 새끼를 낳고, 걸음마를시작한 이 새 생명들은 곧 장거리 이동을 할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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