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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에 처한 오랑우탄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마리사가 새끼를 낳았어요!" 현장조수로 일하는 란다가 보르네오 섬의 구눙팔룽 국립공원에 있는 우리의 연구 캠프로 뛰어오면서 전한 기쁜 소식이다. 마리사는 내가 1994년부터 연구해왔던 약 50마리의 야생 오랑우탄 중 한 마리로 우리는 3일 동안 녀석을 보지 못했다. 그런데 란다가 갓 태어난 암컷 새끼와 함께 있는 마리사를 발견한 것이다. 녀석은 그네툼 덩굴의 열매를 먹고 있었고 새끼는 어미 옆에 붙어 있었다. 오랑우탄은 약 8년에 한 마리씩 새끼를 낳기 때문에(포유류 중 출산 간격이 가장 긴 동물로 여겨짐) 이는 크게 축하할 일이었다. 이것은 바로 1998년의 일로, 내가 본지에 연구 내용을 처음 발표한 직후였다. 그 후 이곳을 몇 차례 다시 찾은 나는 불법 벌목의 영향권이 계속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르티나(마리사의 새끼)와 다른 오랑우탄들이 잘 지내는 모습에 마음이 놓였다. 그렇다고 산림 파괴의 위협을 간과해선 안 된다. 우리는 이 영장류의 비밀을 밝혀내려는 연구를 계속하면서 파괴되기 쉬운 이들의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더욱 힘쓰고 있다. 현장조수들과 공원관리인들, 대학원생들로 이루어진 우리 팀은 지난 10년 동안 5만 시간 이상을 오랑우탄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들의 생태에 관해 기록을 남기면서 보냈다. 현재 우리는 열대우림의 열매들이 풍부할 때와 부족할 때의 주기가 이들의 출산 간격과 새끼가 어미에게 의존하는 기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연구하고 있다. 최근 우리는 대물림되는 이들의 습성과 특정 무리에서만 종종 볼 수 있는 독특한 습성 등 이른바 오랑우탄의 '문화'를 연구하기 위해 다른 과학자들과 함께 공동 연구에 참여했다. 이를테면 마르티나는 자라면서 낯선 상대를 만나면 나뭇잎을 한 움큼 쥐고 입에 댄 채 끽끽거리는 소리로 위협하는 것을 배운다. 그런데 이는 우리의 연구 지역에서만 보통 볼 수 있는 행동이다. 보르네오 섬에서 서쪽으로 약 800km 떨어진 수마트라 섬에 서식하는 오랑우탄들은 막대기로 가시투성이의 봄박스과 열매인 네시아(Neesia)를 비틀어 열고는 속에 있는 고칼로리의 씨앗을 빼먹는데 새끼들은 이런 기술을 다 자란 오랑우탄들에게서 익힌다. 하지만 보르네오 섬에 사는 녀석들은 이런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다. 연구 현장에서 확인한 또 다른 중요한 발견은 성숙한 수컷 오랑우탄이 최상의 신체 상태를 단지 몇 년밖에 유지하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암컷들을 쫓아다니고 다른 수컷들과 싸우느라 지치면서 볼 양쪽의 두툼한 부위와 커다란 턱주머니 같은 남성적 특징들이 줄어들고 짝짓기나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크고 긴 울음소리를 내는 등 특정 행동의 빈도 수도 감소하게 된다. 이런 특성들이 사라지면서 일반적으로 수컷은 생식 주기의 끝을 고한다. 많은 수컷들이 최고 상태의 특징들을 몇 년 정도 늦게 발달시키고 있다. 생식능력은 있지만 말이다. 이렇게 된 데에는 환경에 일부 책임이 있다고 본다. 식물의 자연 생장 주기는 열매 생산량에서 큰 변동을 보이는데 열매가 가장 적게 열리는 동안 오랑우탄들은 보다 적은 칼로리를 소비한다. 그래서 암컷의 경우에는 낮은 출산율로 나타나며, 이에 따라 수컷들도 먹이가 보다 풍부하고 가장 성공적으로 번식할 수 있을 때까지 그들의 최고 상태를 늦추는 것인지도 모른다. 안타깝게도 그런 풍요로운 미래는 요원해보인다. 일부에서는 전 세계 오랑우탄 서식지 중 80% 이상이 파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산림 벌채는 계속 증가하는데 1996년 이래 불법 및 합법적으로 행해진 벌목으로 매년 약 200만ha의 산림이 파괴됐다. 최근 정치적 격변으로 경제 혼란이 야기되고 불법 행위가 난무하면서 환경 보존을 위한 대책은 거의 나오지 않는 실정이다. 약 2500마리가 서식하는 구눙팔룽은 이들의 마지막 남은 보루 중 하나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이들의 수는 줄고 있다. 현재 1만 5000마리에서 2만 4000마리 정도 남아 있는 (보르네오 섬과 수마트라 섬의) 이들 영장류는 앞으로 10년 안에 사라질 수도 있다. 마리사와 마르티나, 이곳에 사는 다른 오랑우탄들이 이들을 살릴 방법을 우리에게 많이 알려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또한 공원 주변 지역에서 이들의 위기 상황을 알리는 캠페인과 교육 목적의 복지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훌륭한 영장류가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내버려둔다는 것은 비극이 아닐 수 없다. 본 위원회에서 최초로 녀석의 사진(아래 작은 사진, 1998년 8월 호)을 찍었던 1997년 4월 당시 성숙한 수컷이었던 자리 매니스는 최고의 신체 상태를 과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19개월 후 녀석의 모습(아래)에서 예전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오그라든 양쪽 볼은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기 힘들었음을 한눈에 보여준다. 마르티나(오른쪽, 세 살 때)는 자리가 최고 상태였을 때 짝짓기해 태어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