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빛 찬란한 홍학
사탕 같은 몸 색깔과 꼬챙이 같은 다리는 아프리카의 꼬마홍학을 연약하게 보이게 한다. 하지만 알고 보면 녀석들은 강인한 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400만 마리나 되는 꼬마홍학들이 기다란 아프리카 그레이트 리프트 밸리에 흩어져 있는 중탄산소다 호수에 살고 있다. 이 호수는 화산 토양에서 흘러나온 중탄산염 때문에 중탄산소다 호수라 부르는데, 수심이 얕고 따뜻해서 홍학의 주요 먹이인 스피룰리나 조류(藻類)가 자라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홍학은 먹이를 먹는 동안 위 아래가 뒤바뀐 새로운 세계를 보게 된다. 자신들의 주요 영양 공급원인 스피룰리나 조류를 먹기 위해서는 부리의 바닥 부분이 위로 향하게 머리를 거꾸로 해야 한다(오른쪽). 또한 이 커다란 아랫부리는 부리가 수면 아래로 너무 많이 가라앉지 않도록 막아주는 부유물 역할도 한다. 홍학은 머리를 양옆으로 흔들면서 크고 두꺼운 혀로 호수의 물을 국자처럼 생긴 부리 쪽으로 퍼올리는데, 여기서 솜털처럼 생긴 여과조직이 조류를 걸러낸다. 그리고 남는 물은 혀가 다시 밖으로 내보낸다. 거대한 홍학의 무리는 엄청난 양의 스피룰리나를 필요로 한다. 홍학 10만 마리가 하루에 35톤가량의 조류를 먹어 치우는데, 이곳에 모인 수는 100만 마리가 넘는 듯하다. 그러나 리프트 밸리 호수에 서식하는 조류는 아주 변덕스러워 무성하게 자라던 스피룰리나가 금방 죽어버리기도 한다. 호수의 서식조건이 달라지면 이 요란스러운 분홍빛 무리들은 다음 호수를 향해 빠르게 이동한다(왼쪽). 이들의 움직임은 예측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꼬마홍학들은 이주하는 것이 아니라 이리저리 방황을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