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인스타그램 보기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키즈

매거진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화성의 얼음

과학자들은 멀지 않은 과거에 두꺼운 얼음이 화성의 대부분을 덮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화성전역조사선(MGS)과 화성오디세이(Mars Odyssey)가 보내온 경이로운 사진들은 얼음 덩어리와 빙하가 현재도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화성 표면 탐사를 준비하고 있는 탐사 로봇들은 우리에게 또 어떤 놀라움을 선사할까?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죽음으로 가는 길보다 먼지가 많고 마티니보다 건조하고 악마의 키스보다 차가운 곳. 화성의 많은 지역이 그렇듯이 이 갈색 평원 역시 혹독하고 황폐한 태곳적 모습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아주 무미건조한 곳이다. 그러나 울퉁불퉁한 낮은 언덕들을 지나 남쪽으로 몇 백m만 내려가면 경치는 바뀐다. 언덕들은 동쪽으로 부드럽게 꺾어지고 남서쪽으로 갑자기 높아지는 능선으로 이어져 있다. 그 너머에서는 땅이 무너져 내려 가파른 경사면을 형성하고 있다. 이곳이 화구의 가장자리다. 약 800m 아래에 있는 화구의 밑바닥은 특이한 동심원 형태로 높고 낮은 주름이 잡혀 있다. 이곳은 얼마 전에 무언가가 땅을 휘저어놓았거나 여전히 휘젓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외에도 움직임이 있다는 증거는 더 발견할 수 있다. 경사면에 덮여 있던 부드러운 층이 떨어져 나가면서 물결 모양의 바닥을 향해 미끄러져 내려간다. 꼭대기가 둥근 협곡들이 그 부드러운 층 안으로 부서져 내리는 가운데,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 알 길 없는 괴상한 타원형 모양은 화구 바닥에서 협곡 쪽으로 경사면을 따라 솟아 있다. 이 같은 풍경들은 지질학자들이 화성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놓고 있다. 화성의 현재에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원인은 표면의 얼음 때문이다. 화성의 얼음 자체가 새로운 뉴스거리는 아니다. 지질학자들은 수십 년간 화성의 중위도와 고위도 지역의 흙 속에 얼음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지질학자들을 흥분시키는 것은 얼음이 그냥 가만히 있지 않고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개연성이다. 얼음이 화성의 이곳저곳으로 이동하며 지표의 형태를 변형시키고 있으며 때로는 미량의 물을 남기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러한 견해에 따르면 화구 안으로 굴러 내려가는 부드러운 층은 먼지가 많은 얼음이거나 얼음이 포함된 먼지로 지구의 빙하처럼 흘러 다닌다. 화구 경사면을 몇백m 기어올라가거나 중력의 영향을 덜 받는 달 표면에서처럼 사뿐히 뛰어 화구 안에 내려가볼 수 있다면 그 성분을 직접 밝혀낼 수 있을 것이며 적당한 도구가 있어 그 층의 샘플을 조금만 채취할 수 있다면 화성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화성 궤도를 선회하는 여러 우주선들 중 한 대가 약 400km 상공을 지나갈 때 화성 남부 고지대의 이러한 경치를 접할 수 있을 뿐이다. 앞으로 우주선 세 대가 화성에 착륙할 예정이다. 한 대는 2003년 12월 25일에, 나머지 두 대는 2004년 1월로 예정돼 있다. 그런데 이 우주선들은 전혀 다른 목적지로 향하게 된다. 첫번째 우주선인 영국의 비글 2호는 유럽 최초의 화성 탐사 인공위성인 화성익스프레스 궤도선에 실려 발사됐으며 화성의 흙과 대기 중에 과거에 존재했거나 현재 존재할지도 모르는 생명체의 화학적 증거를 탐색하게 될 것이다. 나머지 두 대는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발사할 쌍둥이 탐사 로봇들인 스피릿(Spirit) 호와 오퍼튜너티(Opportunity) 호로 수십억 년 전 물의 흔적이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장소들에서 소규모 지질조사를 벌이게 된다. NASA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화성 탐사의 일차 목표는 '물을 추적하는 것'이다. 물이 있는 곳이라면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학적 목표를 달성하려면 우주선이 안전하게 착륙해야 한다. 화성의 대기권 진입시 비행 능력이 거의 없는 착륙선들은 작은 나라만한 크기의 부드럽고 평탄한 목표 지점에 착륙해야만 한다. 그리고 착륙선들은 온기와 태양에너지를 필요로 하므로 착륙 지점은 화성의 적도 부근이어야 한다. 이런 요건 때문에 가장자리에 협곡들이 있고 안에서는 이상한 물질이 계속 떨어져 내리는 화성 남부의 화구는 착륙 장소가 될 수 없다. 사실상 화성 표면의 약 95%는 착륙지로 부적합하다. 다행히 세 착륙선이 전부는 아니다. 최근 발사된 궤도선들이 갈수록 정교해지는 장비로 전에는 파악할 수 없었던 화성 표면의 작은 특징들까지 인식하고 지형을 분석하며 우주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화성 연구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NASA의 화성전역조사선(MGS)과 화성오디세이(Mars Odyssey)에 장착된 카메라들은 가시광선과 적외선으로 화성을 밤낮으로 주시하고 있다. 오디세이의 다른 센서들은 지표면 아래에 있는 광물질에서 방출되는 감마선과 중성자를 감지해 수소나 철 같은 다양한 성분들이 풍부하게 있다는 것을 핵물리학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궤도선들이 지구로 끊임없이 보내오는 새 데이터를 통해 우리는 스릴 넘치는 화성의 새로운 풍경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아주 신비한 풍경이다. 궤도선들은 오랜 신비에 대한 해답들을 찾는 가운데 우리에게 새로운 수많은 신비들을 쏟아놓고 있다. 전혀 새로운 유형의 데이터들이 연구자들이 분석할 수 있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축적되고 있다. 그 결과 착시현상 같은 것을 일으키고 있다. 화성의 상반되는 이미지들이 마음의 시야에서 깜빡이고 있는 듯하다. "화성은 전쟁의 신 마르스를 떠올리게 하지만, 그보다는 변덕쟁이 여인을 훨씬 더 많이 닮았습니다. 정확히 이해했다고 생각할 때 화성은 언제나 허를 찌르지요." NASA 에임스연구센터의 행성지질학자인 나탈리 캐브롤 박사는 말한다.

포토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