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 진통을 겪는 중국
떠오르는 신흥공업대국을 괴롭히는 환경 오염. 중국은 과연 난관을 타개할 수 있을 것인가?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중국에서 십 년 넘게 일해온 외신기자로서, 중국의 물질적인 성장에 깊은 감명을 받았으나,반면 그로 인한 환경 오염에는 심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어디를 가더라도 눈,코,입으로 환경 오염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각종 환경문제 관련 보고서들이나 통계자료들을 무수히 접한다 하더라도, 직접 몸으로 그 실상을 체험하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이다. 세계 최악의 토양 부식이 일어나는 나라가 바로 중국이라는 세계은행의 보고서를 읽던 도중 문득 고개를 들어 창 밖을 보았을 때 - 최근 어느 한 봄날, 베이징에서 내가 직접 체험한 일이다 - 몽고 초원지대에서 일어난 거대하고 매캐한 황사 먼지가 마치 밴시(켈트 족 설화상의 요정으로 죽음을 예언한다고 한다)처럼 창안가(街)를 휩쓸고 내려오는 모습을 직접 대했을 때, 보고서의 한줄 한줄이 정말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토양 부식은 50여 년 전 마오쩌둥 주석의 농업 장려 정책이 그 발단이 되었다. 게다가 계속되는 가뭄으로 토양의 부식이 악화되면서, 중국 서북부의 초원 및 고원지대가 거대한 황사 진원지로 변모하고 말았다. 매년 봄마다 일어나는 황사 폭풍은 동쪽으로 휩쓸고 내려가면서 한반도와 일본을 거쳐, 북미 대륙에까지 이른다. 세계 최대의 공산품 수출국이 되면서 중국이 보다 더 잘 살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신선한 공기를 호흡할 수 없다면 돈이 무슨 소용이겠는가?'라고 베이징의 모든 시민들이 동감하고 있다. 국가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인해, 향후 불과 30년 이내에 중국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량에 있어서 미국을 앞지르고 세계 최대의 온실 가스 배출국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중국은 에너지의 75퍼센트를 여전히 석탄에 의존하고 있으며, 매년 1900만 톤(약 1700만 미터톤)의 아황산 가스를 배출하여(미국의 경우는 매년 1100만 톤(약 1000만 미터톤)이다) 산성비를 유발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340개의 중국 도시들을 조사한 결과 그 중 겨우 3분의 1가량만이 중국의 대기오염 기준치를 만족시키고 있었는데, 이마저도 세계 보건기구(WHO) 기준에는 미달되는 실정이다. 석탄 사용으로 인한 실내 공기 오염으로 연간 70만 명의 가스중독 사망자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호흡기 질환으로 결국 목숨을 잃게 되는 경우도 시골지역 사망자수 전체의 4분의 1에 육박할 정도이다. 대기 오염도 문제지만, 식수의 부족은 더욱 큰 위협을 야기하고 있다. 주요 도시 중 3분의 2가 현재 심각한 식수 부족에 직면해 있으며 7억에 이르는 중국 국민들이 사람 및 동물 배설물 오염도에 대한 정부 최소기준(이 역시 세계 보건기구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다)을 훨씬 밑돌 만큼 오염된 물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중국 도시들에서 매년 발생되는 200억 톤(180억 미터톤)의 미처리 하수 거의 대부분- 처리되는 하수는 이 중 10퍼센트에 불과하다-이 그대로 하천과 호수로 유입되고 있다. 이전에는 거름으로 인분만을 쓰던 중국 농부들도 지금은 질소와 인산비료에 의존하여 화학 영양분이 가득한 지표수들이 유입되면서 하천과 호수, 운하 표면에 조류층이 두껍게 형성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중국 과학자들은 중국인들의 간, 위, 식도암 등의 발병률이 크게 높아진 현상과 수질 오염 사이에 밀접한 상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사실들을 볼 때, 중국이 경제대국의 힘을 키우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오히려 환경 면에서는 자멸의 길을 재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될 따름이다. 중국 국가 지도자들 역시 마찬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이토록 환경 문제를 심각히 고려한 적은 일찍이 없었습니다." 셰젠화(解振華) 국가환경보호총국(SEPA) 장관은 2002년 언론 보고서에서 이같이 단언했다. "국가와 국민들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물론 깊이 있게 들여다보면, 마치 빗물이 스며들듯 새로운 인식이 중국의 각계각층으로 파고들고 있다는 징후가 보이고 있다. 환경을 보호해야 국가가 번영할 수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인식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행정 및 법 체제를 개선하지 않으면 환경 보호 노력들도 힘을 잃게 된다는 점도 깨닫게 되었다. 아무리 좋은 법이라 해도, 흔히 그렇듯이, 지도자들이 그 법을 집행할 의지가 없거나 혹은 집행할 수단이 없다면 그 법은 무용지물일 따름이다. 따라서, 보다 열성적인 일부 중국인들은 범시민 반대운동을 펼쳐 정부 규제의 한계를 시험대에 올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반면, 또 어떤 이들은 외부 세계로 눈을 돌려 환경보호 운동들을 도와줄 전문가들이나 자본을 유치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이들은 자연과 보다 조화롭게 사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상당히 고무적인 이야기들이긴 해도, 환경 친화를 추구하는 이런 모든 노력들이 보다 더 많은 무분별한 개발 및 자원남용 사례들에 의해 무색해지고 있다. 과거의 인습과 구태에서 벗어나려는 중국의 움직임은 이제 막 시작한 단계일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