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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북부의 오지

치명적인 파멸을 초래할 수 있는 아름다움을 간직한 땅. 용서를 모르는 그곳을, 스티킨 강 계곡에 살고 있는 약 2000명의 주민들은 고향이라고 부른다. 캐나다 북부 야생의 땅에서 자연의 일부가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오래된 무덤을 찾는 데 한 시간도 더 걸렸다. 이제 무덤은 어린 가문비나무에 덮여 잘 보이지 않았고, 나무 묘비에 새긴 글자는 더 이상 알아보기 힘들었다. 무덤 주변 울타리도 흔적밖에 안 남았다. "사랑하는 앤트완 노인, 1926년 이곳에 잠들다." 1978년에 무덤을 우연히 발견한 나는 간단한 이 묘비명이 뚜렷이 떠올랐다. 나는 당시 신참 공원관리인이었는데 조성한 지 얼마 안 된 스팻시지 고원 자연공원을 탐사하고 그 지도를 제작하기 위해 처음으로 결성된 팀에서 일하고 있었다. 캐나다의 세렝게티라고 부르기도 하는 스팻시지는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에 있는 보호구역으로, 이 주의 도로가 없는 보호구역 가운데 가장 크다. 65만ha가 넘는 공원 부지는 거대한 스티킨 강 원류를 에워싸고 있다. '스티킨'은 원주민인 틀링깃족 말로 단지 '거대한 강'이란 뜻이다. 앤트완의 무덤을 뒤덮은 안개와 비는 결국 강의 수원인 래즐루이 호로 들어갈 것이다. 이 호수에서 비롯된 산속의 거친 강물은 처음에 동쪽으로 흐르다 북쪽으로 올라간 다음 서쪽으로 방향을 튼 뒤 남쪽으로 내려와 바다로 들어간다. 바다로 떠나는 자그마치 650km 거리의 여행길이다. 스티킨 강 유역의 깊은 협곡인 스티킨그랜드캐니언에 접어들면 강가에 수직으로 치솟은 300m 높이의 현무암과 퇴적암 절벽 아래로 급류가 몰아친다. 이 사나운 강물은 100km 넘게 이어진다. 캐니언을 지나 넓어지는 강물은 코스트 산맥의 빙하와 봉우리를 가로지른 뒤 마침내 아름다운 하구에 이른다. 해마다 봄이 되면 수천 마리의 대머리수리가 하구에 몰려들어 반짝이는 은어떼로 잔치를 벌인다. 1879년 스티킨 강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하류를 여행한 존 뮤어는 그곳을 150km 길이의 요세미티라고 불렀고, 구불구불한 물길을 따라가며 약 300개의 빙하를 확인했다. 이곳은 잉글랜드를 숨길 수 있을 정도로 크다. 그랬다면 영국인은 자기 나라를 그 속에서 찾지 못할 것이다. 당시 내가 한 일은 참 애매했다. 보호구역을 조사하고 홍보활동을 벌이는 것이었는데, 두 해 여름 동안 이곳을 찾은 방문객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다. 난 동료와 함께 공원을 돌아다니며, 모험이나 사냥을 즐기는 사람들과 순록이 지나다닌 길을 지도로 그렸다. 우리는 이렇게 돌아다니다가 래즐루이 호숫가의 버드나무와 자작나무가 내려다보이는 평탄한 언덕에서 앤트완의 무덤을 우연히 발견했다. 무덤에 어떤 사연이 담겨 있는지 궁금해진 나는 호수를 건너 호틀레스콰크리크의 어귀로 갔다. 스팻시지의 가이드인 레이 콜링우드와 레지 콜링우드가 세운 사냥 캠프가 있는 곳이었다. 거기에서 전설적인 원주민 안내인 알렉스 잭을 만났다. 그가 태어날 때 받은 이름은 '자취를 안 남기고 걷는 자'란 뜻이었다. 알렉스는 무덤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시체를 묻은 사람은 그의 매부였다. 앤트완 노인은 선천적으로 불구였지만 미래를 예언하는 능력을 가진 주술사였다고 알렉스는 내게 말했다. 알렉스처럼 현재 살아 있는 원로와 19세기에 태어난 주술사 간에 얽힌 관계에 흥미를 느낀 나는 공원관리인 일을 그만두고 콜링우드 집안의 사냥 캠프에서 일했다. 나는 알렉스와 함께 나무를 잘라 울타리를 치거나 무스와 염소를 잡기 위해 가끔씩 찾아오는 사냥꾼을 안내하면서 알렉스에게 이 땅과 자신의 부족에 대한 옛날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자신의 젊은 시절과 사냥 여행 이야기, 그리고 겨울에 개썰매를 타고 해안으로 가서 물품을 거래했던 일을 들려주었다. 하지만 부족의 신화는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는 생존의 경험을 자주 얘기했다. 순록이 얼어붙을 정도로 겨울 바람이 세게 불던 때나 부족이 가문비나무 껍질로 연명하던 시절도 있었다고 했다. 어느 오후에 야영지를 지나갈 때였다. 알렉스는 자신의 부족이 그곳에 몇 년 동안 정착했던 적이 있다고 했지만 자신들이 살던 곳이라고 표현하지 않았다. 그는 간단하게 말했다. "여긴 우리가 살아남았던 곳이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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