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버그
아파르트헤이트가 철폐된 지 10년이 지난 지금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어떤 모습일까? 19세기 말 건설되기 시작한 유서 깊은 도시 요하네스버그는 남아공 최대의 도시다. 이 도시에서 변화하는 남아공의 오늘을 엿본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어지럽게 팽창하고 있는 소웨토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에 인접한 흑인 거주지로 이곳에서 카푸치노 전문점을 찾는 것은 헛수고 같았지만 내 안내인인 제리 마로비야네는 근처 어딘가에 있다고 우겼다. 우리는 자동차 바퀴자국투성이인 비포장도로를 따라 천천히 차를 몰았다. 허름한 판잣집이 사방에 늘어서 있고 여기저기 보이는 쓰레기더미에서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르고 있었다. 암갈색 콘크리트 지붕이 두껍고 주름진 코끼리 가죽처럼 땅바닥까지 내려와 굽이쳐 있어 "코끼리집"이라 부르는 건물들도 줄지어 있었다. 중상류층의 상징인 카푸치노의 거품 아이콘이 보이지 않던 중 제리가 환호성을 질렀다. 드디어 찾아낸 것이다. 그러나 뭔가 이상했다. 카푸치노 전문점은 장의사로 바뀌어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니 장의사 직원인 음포 딜와네가 카푸치노 전문점은 망했다고 전해 줬다. 에이즈 때문에 장례사업이 성업 중이라는 것이다. 소웨토 인근 아발론 공동묘지에는 한 주에 210구의 시신이 안장된다고 한다. 차를 몰고 그곳에서 나오면서 제리는 10년 전인 1994년 4월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백인 통치가 파국으로 치달을 즈음 카푸치노 전문점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게 된 경위를 들려주었다. 카푸치노 전문점은 소웨토 주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인종격리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반대하는 전면 투쟁의 상징이 된 이곳에 관광버스로 잠시 들렀다 가는 관광객들을 위한 것이었다. 이들은 넬슨 만델라의 고택(古宅)에 들러 경의를 표하거나 아프리칸스어(語)로 수업을 받게 해달라며 어린 흑인 학생들이 집회를 벌이다 경찰의 총탄에 맞아 쓰러진 현장도 둘러보기 위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