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부리딱따구리의 집으로
대나무 부채처럼 활짝 펼친 좁은부리딱따구리의 날개들이 황금빛으로 찬란하다. 이 북아메리카산 딱따구리는 땅과 나무, 양쪽 세계를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하며 산다. 흙에서는 먹이를 구하고, 나무에서는 살 곳을 마련하며.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집 짓기 좁은부리딱따구리는 단단한 생나무를 쪼기에는 그리 적합치 않은, 길고 가는 부리를 갖고 있어 썩어 가는 나무를 골라 둥지를 마련한다. 그러나 바로 이 좁은 부리가 주요 먹잇감인 개미를 잡을 때는 매우 정확한 솜씨를 발휘한다. 콧수염 같은 무늬가 있는 수컷(위)이 알래스카 주의 한 가문비나무에 구멍을 내고 부스러기들을 말끔히 치우자 암컷 두 마리가 찾아와 이 집과 그 주인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한다. 이 세 마리는 "위카" 짝짓기춤을 추는데, 머리를 좌우로 흔들면서 꼬리깃털을 펴 과시하는 이 의식은 이들의 울음소리를 따서 붙여진 이름이다. "녀석들은 짝짓기 상대를 택하거나 자기 세력권 경계를 정할 때까지 몇 시간이고 춤을 추기도 합니다." 서스캐처원대학의 생물학자 캐런 위브는 말한다. 그러다가 마침내 두 마리가 맺어지면 나뭇가지 위에서 짝짓기가 이뤄진다 약 8000년 전, 빙하들이 좁은부리딱따구리의 개체군을 갈라놓으면서 두 개의 아종(亞種)이 생겨났다. 이들은 선명한 빛깔의 아래 날개 깃털로 구분되어 이름이 붙여졌다. 노란깃촉좁은부리딱따구리는 북아메리카 대륙 동부에, 붉은깃촉좁은부리딱따구리는 서부에 서식한다. 텍사스 주에서 알래스카 주에 이르는 중간구역에서 두 아종 간의 잡종교배가 이뤄져 오렌지 빛 깃털을 가진 새들이 나오기도 한다. 새끼 돌보기 부모 새 한 마리가 망을 보는 사이 몬태나 주의 이 포플러나무 속은 배고픈 붉은깃촉좁은부리딱따구리 새끼들의 울음소리로 요란하다. 새끼들은 꿀벌같이 윙윙 소리를 내 일부 포식자들은 겁을 먹고 피하기도 하지만, 이들을 지켜 주는 데 부모의 보호만한 것은 없다. 아비 새가 둥지를 지키고 알을 품는 일 대부분을 맡아한다. 먹이 주는 일도 반쯤 담당한다. 어미의 보살핌은 최소한에 그치지만, 그것마저 새끼가 자라면서 줄어든다. 어떤 어미는 심지어 두 둥지에 두 서방을 두고 그 사이를 왔다갔다하기도 한다. 부모 새는 약 25일 동안 개미를, 겨울에는 이따금씩 베리류의 열매를 자기 입 속에서 토해 내 성장 중인 새끼들을 먹인다. 한 배에서 태어난 새끼들은 평균 6~7마리 정도 되며, 이들은 나무 구멍에 다가가 먹이를 받아 먹으려고 기를 쓴다. 포위 공격 방심하면 순식간에 둥지에서 쫓겨날 수도 있다. 좁은부리딱따구리의 보금자리는 종종 알락찌르레기의 공격을 받는데, 이 녀석들은 알을 둥지 밖으로 던져 버린다. 반면 아메리카붉은다람쥐는 둥지를 차지하기 전에 새끼를 점심거리로 잡아먹기도 한다. 긴꼬리올빼미가 먹이를 찾아다니는 부모 딱따구리 한 마리를 잡아먹고 나면 많은 동물들이 탐내는 나무 구멍 둥지는 쇠오리 같은 다른 새들의 차지가 된다. "생태학적으로 좁은부리딱따구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종입니다." 생물학자 위브는 말한다. "이들이 집을 지음으로써 숲의 생물다양성이 형성되는 데 도움을 주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