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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시대의 종말

최근의 석유 값 폭등은 세계경제를 휘청거리게 했다. 석유 부족 사태는 피할 수 없는 일이며, 우리는 석유 고갈에 대한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수없이 힘든 결단을 내려야만 한다. 저유가 시대의 종말에 어떻게 지혜롭게 대처해야 할까?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해수면 아래 약 2km 지점에서 진흙과 암석을 뚫고 5km를 더 내려가면 귀중한 상(賞)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거대한 석유시추선 '디스커버러 엔터프라이즈 호'는 바다 위에서 그 상을 움켜쥐기 위해 애쓰고 있다. 2003년 봄, 엔터프라이즈가 멕시코 만의 한 지점(뉴올리언스에서 남동쪽으로 190km 떨어진 곳이다.)에 계속 머문 지도 두 달이 넘었다. 지금 이 석유시추선은 석유 10억 배럴이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해저 아래에 유정을 파고 있는 중이다. 이곳은 미국 영토에서 30년 만에 발견된 가장 큰 유전이다. 길이 255m의 엔터프라이즈는 몇 분마다 몸을 떤다. 강한 해류에 맞서기 위해 역추진 엔진을 가동하기 때문이다. 지지직거리는 확성장치를 통해 천연가스가 깊은 땅속에서 소량으로 분출되고 있다는 경고가 들린다. 엔지니어와 시추 책임자들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23층 건물 높이의 유정탑 아래 모여 있다. "시추공이 불안정해요." 석유업계의 대표적 기업인 브리티시석유회사(British Petroleum, BP) 소속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감독하고 있는 빌 커턴이 투덜댄다. 유정탑에 매달린 시추기는 선체에 있는 수영장만한 구멍을 통해 해저 아래 5200m까지 파고 들어갔다. 시추기는 거대한 암염층을 피하기 위해 수직 방향에서 1km 이상 벗어나 작업을 진행했다. 그런데 600m를 남긴 시점에서 꼼짝달싹 못하고 있다. 주변 암석에서 유정으로 물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엔지니어들은 더 파고 들어가기 전에 물을 차단하기로 결정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스며든 물 때문에 원유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치솟을 수 있다. 말썽을 일으킨 이 유정은 '선더호스(Thunder Horse)'라고 부르는 대규모 유전에서 BP가 시추하려고 하는 25개 유정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선더호스는 해저 140를 뒤덮고 있다. 전체 프로젝트에는 40억 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며 미식축구장 반만한 크기로 물에 떠 있는 플랫폼도 계획에 포함된다. 이 플랫폼은 2005년부터 각 유정에서 석유를 모아 송유관을 통해 해안으로 보낼 것이다. 예상대로라면 각 유정에서는 하루에 수만 배럴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미국의 대형 SUV 차량과 정체된 고속도로를 보면 그런 사실이 믿기지 않겠지만, 우리는 풍부한 석유시대의 말기에 살고 있다. 아직까지는 전 세계적으로 석유가 부족하진 않다. 오히려 부족과는 거리가 멀다. 세계는 여전히 매우 많은 원유를 생산할 수 있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생산량을 제한하지 않는다면 1배럴(159리터)당 약 30달러인 현재 유가는 폭락할 것이다. 현재 석유가 풍부하다는 것은 석유가 싸다는 뜻이다. 휘발유세가 리터당 평균 10센트(유럽과 일본은 50센트 이상)인 미국에서는 휘발유 1갤런이 물 한 병보다 더 싸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부분 석유가 너무 싸기 때문에 굳이 아끼려고 하지 않는다. 세계 도처에서 석유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고의 석유 소비국이다. 미국은 전 세계 인구 중 5%에 불과한 인구 수에도 불구하고 1인당 매일 약 11리터를 사용하며 세계 석유의 4분의 1을 먹어 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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