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우리 생명의 원천인 태양은 현대 기술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폭풍을 쏘아댄다. 새로운 망원경과 인공위성을 이용해 과학자들은 이 변덕스러운 항성의 비밀을 탐구하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태양은 햇빛으로 생명이 유지되는 지구가 존재하기도 전인 46억 년 전부터 타오르고 있다. 그러나 과학자들이 우리가 태양이라고 부르는 열핵원자로를 제대로 이해하기 시작한 것은 20년 남짓밖에 되지 않는다. 거대한 은하계의 기준에서 보면, 태양은 평범한 편이다. 그러나 태양은 지구가100만 개 들어가고도 남을 정도로 크고 밀도 또한 높아 지금 우리가 보는 태양광선은 마지막 빙하기 전에 태양의 중심부에서 출발해 수십만 년도 더 걸려 작열하는 태양표면의 광구(光球)를 어렵게 뚫고 1억 5000만km나 되는 우주공간을 빛의속도로 8분 만에 날아와 우리 눈에 들어온 것이다. 그러나 G형이라고 불리는 태양 같은 황색 꼬마항성은 은하계에만도 수십억 개가있을 정도로 흔하다. 태양은 지금까지는 매우 안정적으로 보이며, 에너지 방출량은 10년에 0.1% 정도 변해 수세기가 지나도 큰 변화는 없다. 우리가 사는 지구를 제외하면 우주에서 태양보다 더 중요한 천체는 없다. 태양은사실상 지구상의 생명을 지탱하는 모든 에너지의 원천이며, 지구 날씨와 기후를좌지우지하는 존재이다. 샤르머는 말한다. "태양은 천체물리학의 로제타석(石)이라고 할 수 있지만, 우리는 아직 이 돌에 새겨진 문자를 완전히 풀어내지 못하고 있어요." 라팔마에서 그가 1m짜리 태양망원경으로 포착한 태양의 영상들은 세계 최고의 해상도를 자랑하고 있다. 갈릴레오를 비롯한 천문학자들이 흩뿌려진 점 같은 것들이 태양표면을 가로질러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 유럽을 뒤흔들어 놓은 지 4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풀리지 않은 태양의 많은 수수께끼들이 신비 속에 묻혀 있다. 이제 과학자들은 지난 20년 동안 고조돼 온 국제적인 관심과 함께 컴퓨터 모델링 기술의 발달, 지상과 우주에 설치된 새로운 첨단 관측장비에 힘입어 전에는 식별할 수도 없었고 상상조차 어려웠던 태양 활동의 미묘한 부분들을 관찰할 수 있게 되어 바야흐로 수수께끼의 해답을 향해 근접해 가고 있다. 샤르머는 말한다. "과거에는 연구가 '태양 피부의 연구'라고 부를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명실 공히 천체물리학 수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망원경으로 관찰한 태양의 영상은 그 해상도가 지금보다 더 정교해야 한다. 많은 과학자들은 태양의 일부 기본 구조물들은 폭이 몇 킬로미터밖에 되지 않는다고 믿는다. 태양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있는 최대 식별거리는 80km다. 따라서 샤르머는 태양망원경의 성능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뉴멕시코 주의 선스팟에서부터 하와이 마우이 섬의 산 정상과 험악한 시베리아의 오지에 이르기까지 수십 곳에 있는 지상의 태양 관측시설들도 개선되고 있다. 지구 밖 우주에도 태양 관측위성들이 십여 개 있으며 그 대부분은 1990년대 중반 이후에 발사된 것들이다. 이밖에 태양에서 분출해서 태양계 전체에 자기전기 돌풍을 일으킬 수 있는 수십억톤의 플라스마가 유발하는 효과인 우주 기상을 이해하고 예측하려는 새로운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정교한 위성방송, 통신시스템, 위성위치측정시스템(GPS), 군사용 우주선 그리고현대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각종 시스템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우주 기상예보부문의 발전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태양의 내부 또는 표면에서 발생하는 거의 모든 현상들이 지구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영향이 큰 것은 두 종류의 태양 폭발 현상이다. 하나는 플레어(flare)로 태양표면 일부 구역의 온도가 갑자기 수천만도 상승하면서 방대한 양의 복사에너지를 방출하는 것이다. 이는 통신을 두절시키거나 인공위성의 장애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론상으로는 우주유영 중인 우주비행사를 죽음으로 몰고 갈 수 있다. 또 하나는 코로나물질방출(CME)로 전하를 띤 입자 수십억 톤이 태양의 가장 바깥대기층인 코로나에서 시속 수백만 킬로미터로 방출된다. 이 강력한 구름이 지구의 방패막 역할을 하는 자기권을 강타해 자력선을 찌그러뜨리고 지구의 대기권 상층부에 수조 와트의 전기를 쏟아 낸다. 이렇게 되면 전선에 과부하가 일어나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하고 지구궤도를 선회하는 모든 위성의 정교한 장치들이 파괴된다. 작년 10월처럼 플레어와 CME가 동시에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당시 사상 네 번째로 강력한 플레어가 발생했고, 그러고 나서 CME가 잇달아 지구를 강타했다. 첨단감지장비 덕분에 우리는 미리 경보를 얻어 예방 조치를 취했다. 대기가 심하게 충전되어 북극광이 멀리 지중해에서까지 보일 정도였지만 피해는 거의 없었다. 반면에 1989년에 강력한 CME가 지구를 강타했을 때에는 캐나다의 전기회사 하이드로퀘벡의 송전망이 파괴되어 70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정전으로 고생했으며 피해액이 수백만 달러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