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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신호

빙하가 후퇴하고 해수면이 상승하며 호수가 줄어드는 현상을 통해 전 지구적으로 무언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꼭 필요한 물품만 챙겨 왔습니다." 배낭을 짊어지면서 다니엘 페이그레가 말한다. 우리는 아이젠, 쇄빙도끼, 로프, 위성위치측정시스템(GPS), 회색곰 퇴치용 스프레이로 무장하고 몬태나 주 글레이셔 국립공원에 있는 스페리 빙하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나와 함께 걷고 있는 사람들은 미국지질조사국(USGS) 지구변화연구프로그램 소속 페이그레와 다른 두 명의 연구원들로, 이들은 국립공원에 층층이 쌓인 빙하가 녹는 현상을 10년 넘게 측정하고 있다. 이들이 지금까지 조사한 결과를 보면 오싹해진다. 1910년에 태프트 대통령이 글레이셔 국립공원을 설립했을 당시 이 공원에는 150여 개의 빙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 후 빙하는 30개 이하로 줄어들었고, 남아 있는 빙하도 대부분 그 면적이 3분의 2나 축소되었다. 페이그레는 앞으로 30년 안에 이 공원의 빙하가 대부분 사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보통 유구한 세월에 걸쳐 일어나는 변화를 이제는 살아 있는 동안에 다 볼 수 있어요. 자유의 여신상이 녹아내리는 것을 보는 것만큼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일이죠." 페이그레는 말한다. 과학자들은 지구가 점점, 어떤 경우에는 급속도로 따뜻해지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를 목격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화석연료의 연소를 비롯한 인간의 행위와 그에 따른 대기 중 온실가스의 증가가 이런 지구온난화 추세에 영향을 미쳐 왔다고 믿는다.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지표면 온도는 사상 최고를 기록했고, 그 외에도 빙하의 분포, 해수의 염도와 온도 등에서 전 세계적으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예전에는 이 빙하가 좀더 가까이 있었는데." 빙하의 가파른 면을 올라가느라 힘이 들어 안경에 뽀얗게 김이 서린 페이그레가 말한다. 그가 하는 말은 농담 반 진담 반이다. 등산로 팻말에는 1901년 이후 스페리 빙하가 325ha에서 120ha로 축소되었다고 쓰여 있다. "저것도 오래전 이야기지요." 페이그레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숨을 돌리면서 말한다. "지금은 빙하 면적이 100ha도 안 돼요." 지구 곳곳에서 얼음이 녹고 있다. 킬리만자로의 눈은 1912년 이후 80% 이상 녹아 없어졌다. 인도의 가르왈 히말라야의 빙하는 너무 빠른 속도로 후퇴하고 있어 과학자들은 2035년까지 중부와 동부 히말라야에 있는 빙하들 대부분이 사실상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믿는다. 지난 반세기 동안 북극의 해빙(海氷)이 눈에 띄게 얇아졌고, 그 면적은 지난 30년 동안 10%가량 감소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레이저 고도계로 반복 측정한 수치는 그린란드 빙상의 가장자리가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 준다. 북반구에서 봄의 빙해(氷解) 시점은 150년 전에 비해 9일 빨라졌고, 가을의 결빙 시점은 10일 늦어졌다. 알래스카 주의 일부 지역에서는 영구동토층이 녹아내려 지면이 거의 5m나 침강했다. 북극에서 페루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스위스에서 인도네시아의 이리안자야에 있는 적도 빙하에 이르기까지 광대한 빙원, 그리고 거대한 빙하와 해빙이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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