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턴 호
명사들이 한때 이 염수에 발을 적시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날은 감히 그러는 사람이 거의 없다.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이상한 내륙 호수의 행운이 결국 사라질 지도 모른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내가 환경보호 관념이 없었다면 이곳이 맥주 깡통을 버리거나 핵폐기물을 묻기에 알맞은 곳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나는 해발 70m 아래 위치한 캘리포니아 주에서 가장 큰 호수의 사막 호반에 서 있다. 미국에서 가장 이상한 오지에 자리잡은 솔턴 호. 이곳은 멀리서 볼 때 더 아름답다. 암적색 산자락에 찰랑거리는 호수는 커다란 푸른빛 렌즈처럼 보인다. 해변이라고 불러도 될지 모르겠지만, 물 가까이 가 보면 모래가 아니라 오랜 세월 이곳에서 대량으로 죽어간 수백만 마리 물고기 떼의 뼈와 껍질이 겹겹이 쌓여 있는 것이다. 새파란 물 역시 환영에 불과하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투영된 모습일 뿐이다. 실제로 이 호수는 흑맥주처럼 보이며 사방에서 썩은 유황 냄새가 진동을 하고, 물가에는 거품 덩어리들이 떠 있다. 실타래처럼 뒤엉킨 해조류 뭉치가 떠다니는 게 마치 어떤 아이의 실패로 끝난 과학실험 과제물 같다. 여기서 수영하면 어떻게 될까? 135km 떨어진 샌디에이고에서 자란 나에게는 일종의 참회 의식 같은 수영이 될 것이다. 이 호수가 말라 들어간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내가 사랑하는 해안도시 샌디에이고 때문이다. 나는 솔턴 호에 그만큼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2003년 역사적인 수자원 협약에 따라 임피리얼밸리에서 솔턴 호로 흘러드는 콜로라도 강의 거대한 물줄기를 바꾸어, 사무실 단지가 신축되고 개발이 한창이던 샌디에이고로 향하게 했다. 이 씁쓸한 수자원 협약은 미국 서부에서 통하는 오랜 속담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서부에서 물은 돈을 향해 높은 곳으로 흐른다는 속담이다. 물줄기의 이동으로 솔턴 호에 유입되는 물의 양은 20% 감소할 것이다. 이 얕은 호수가 염분 과다의 진흙 웅덩이로 변하거나, 미생물밖에 살지 않는 곳이 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강물의 유입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나는 수영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아니다. 시든 야자수가 늘어선 솔턴 시티의 비포장 도로를 운전하며 돌아다니다가 '방울뱀 골프장'을 지나게 되었다. 잔디도 없고 골프장 이용료도 없다. 그저 근처의 캠핑카 공원에 잠시 머무는 모험심 넘치는 노인 퇴직자들이 다양한 기울기로 쌓아 올린 모래 언덕들이 있을 뿐이다. 노인 몇 명이 근처 골프 홀에서 샷을 마치고는 나를 향해 햇볕에 그은 팔을 흔들어 주었다. 나도 답례로 손을 흔들다가 갑자기 솔턴 호의 미래가 골프공과 두줄박이참갯지렁이 두 가지에 달려 있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골프공은 퇴직자들이 즐기는 중독성 경기의 표적으로 부동산업자들의 지갑을 두둑하게 만들어 준다. 두줄박이참갯지렁이는 가느다란 끈처럼 생긴 생물로 수많은 물고기와 새의 표적이 된다. 지난 수십 년간 이 고여 있는 호수는 새와 물고기들에게 뷔페 식당과도 같은 곳이었다. 이 둘을 적절히 잘 조화시킨다면 호수도 살리고, 야생생물과 여가를 즐기려는 인간과 기업형 농업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이상향으로 변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러한 거창한 계획이 실현 가능성이 희박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