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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의 개척자

드마니시인은 180만 년 전에 위험을 무릅쓰고 아프리카를 벗어나 오늘날의 그루지야 지역에 정착했다. 인류 최초로 이주를 한 이들의 유골은 인류가 서로 협동하며 살았다는 가장 오래된 단서를 보여 주기도 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그루지야 국립박물관의 안마당을 가로지른 다음 돌계단을 따라 3층으로 올라가 긴 복도로 내려가면 인류의 머나먼 과거가 기다리고 있다. 천장이 높은 방 안,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건 두개골 복제품 하나다. 입 언저리를 둘러싼 석고 위로 텅 빈 눈구멍이 앞을 빤히 쳐다보고 있다. "진짜를 보여 드리죠." 그루지야 공화국 수도 트빌리시에 있는 이 박물관의 관장이며 고인류학자인 다비드 로드키파니드자가 말한다. 로드키파니드자가 나무상자 네 개의 뚜껑을 하나하나 천천히 들어 올리자 약 180만 년 된 두개골들이 맨모습을 드러낸다. "여기 이건, 십대입니다." 그가 말한다. 어려 보이는 두개골은 작고 우아하다. 어떤 이빨은 완전히 자라지도 않았다. "그리고 이게 우리가 노인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그가 계속 설명한다. 그 두개골도 인간의 것으로 보이지만 크기는 작다. 그런데 두드러진 특징은 바로 입이다. 이빨이 하나도 없을 뿐더러, 거의 모든 치조(齒槽)가 뼈로 메워져 매끈매끈하다. 아래턱과 위턱은 초승달 같다. 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지만, "아마 40세쯤이었던 것 같고, 다시 뼈가 자란 걸 보면 이가 빠지고도 2년 정도 더 살았어요." 그가 말한다. "정말 믿을 수 없는 노릇이죠." 이가 없어 음식을 씹을 수 없는 노인이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어쩌면 동료들이 그를 도와주었을지 모른다고 로드키파니드자는 말한다. 그렇다면 이 이빨 없는 턱은 놀랍게도 인류 진화 역사에서 일찍이 일종의 동정심이 있었다는 증거일 수 있다. 이와 유사한 행동은 그로부터 150여 만 년이 지난 빙하시대 유럽의 네안데르탈인에게서나 찾아볼 수 있다. 그는 두 팔을 벌려 노인과 십대, 그리고 나머지 두 개의 두개골을 에운다. "우린 대박을 터뜨린 거죠." 로드키파니드자와 그의 동료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루시 같은 유명한 화석과 탄자니아 올두바이 협곡 같은 유명한 유적의 본고장인 아프리카가 아니라, 북쪽으로 멀리 올라간 곳으로 유럽과 아시아가 만나는 그루지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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