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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의 종말은 가능할까?

글 : D. T. 맥스 사진 : 로버트 클라크

우리 몸을 구성하는 모든 세포에는 젊은 시절의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리고 지금 그 기억을 일깨우기 위한 치열한 물밑 경쟁이 거액의 자본을 등에 업은 채 진행되고 있다. 의사들은 이제 막 첫 번째 임상 시험에 들어간 ‘세포 리프로그래밍’ 기술이 수십 가지 질환을 없애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장수 전문 연구원들이 이 기술에 거는 기대는 그보다 훨씬 크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지난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의 평범한 진료실에서 분자생물학자 데이비드 싱클레어(57)는 어느 안과 의사가 녹내장을 앓는 환자의 왼쪽 눈에 소량의 물질을 주입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싱클레어가 개발에 참여한 ‘ER-100’이라는 물질이었다.

이 치료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임상 시험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안과 의사는 먼저 요오드로 환자의 눈을 소독한 뒤 리도카인으로 국소 마취를 했다. 녹내장은 시신경을 손상시키는 질환으로 주로 노년층에 발생하며 기능적 실명을 초래할 수 있다. 70대 초반인 이 환자는 수십 년간 녹내장을 앓아왔으며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기 위해 여러 차례 수술을 받은 이력이 있었다. 하지만 임상 시험 당시 그의 시력은 50% 정도 손실된 상태였다. 이 새로운 치료법은 인체에 한 번도 투여된 적 없는 물질을 사용하는 전례 없는 시도였다. 이 물질은 손상된 시신경 다발의 유전자를 수십 년 전 건강했던 상태로 되돌려 녹내장을 치료할 수 있었다.

이 순간을 오랫동안 고대해온 이는 환자만이 아니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소속 유전학과 교수인 싱클레어는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제자였던 위안청 라이언 루와 함께 ER-100을 개발했다. 그 과정에는 단백질을 변형시키는 일뿐 아니라 이를 목표 세포까지 운반해줄 바이러스 유래 물질을 결합하는 일도 포함됐다. 싱클레어는 ER-100이 환자의 녹내장 증상을 완화시켜준다면 기쁘겠지만 그것이 자신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라고 말했다. 녹내장은 이 물질을 시험하기에 적합한 출발점이었다. 녹내장이 손상시키는 눈은 체내의 일반적인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특별한 면역 방어 체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번 시험이 성공한다면 ER-100은 인체의 신경 손상을 되돌리는 최초의 치료제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놀라운 성과다. 하지만 싱클레어가 ER-100을 개발한 진짜 이유는 이 물질이 노화 자체를 되돌리는 첫걸음이 되기를 바라서였다.
 
평평하게 펼친 생쥐의 망막을 현미경으로 촬영한 영상이다. 초록색으로 염색된 안구 세포는 세포 리프로그래밍 기술을 통해 젊은 상태를 되찾았다.
YUANCHENG RYAN LU, SINCLAIR LABORATORY, HARVARD MEDICAL 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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