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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돌아보는 2021년: 에세이

글 : 신시아 고니 사진 : 스티븐 윌크스 외 3명

새해가 밝았을 때만 해도 2021년이 희망과 백신의 해가 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가득했다. 하지만 폭력을 동반한 갈등과 코로나바이러스의 재확산, 기후 위기를 일깨워주는 치명적인 사건들로 인해 올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드러났다. 그것은 바로 굳건한 자세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살짝 공개합니다.

2021년 7월, 인도네시아 출신의 사진기자 무함마드 파들리는 사진기를 챙겨 자카르타 외곽의 한 공동묘지로 향했다. 그곳에서 그는 다시금, 그리고 한층 더 뼈저리게 자신이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3월과 4월 내내 파들리는 삶이 자신이 알고 있던 예전의 평범한 모습으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전국적으로 백신 접종 사업이 진행됐고 시장은 다시 북적이기 시작했으며 쇼핑센터가 다시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그의 착각이었다. 그 몇 주는 마치 폭풍 전야의 순간처럼 평온한 듯 보이는 찰나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자카르타의 주요 공동묘지가 가득 찬 이후 새롭게 마련된 여섯 개의 묘지 중 하나인 이곳에서는 갓 만들어진 무덤들 앞에서 추모객들이 애도하고 있는 와중에도 건설 기계가 또 다른 부지를 파고 있었다. 

입구에서 파들리는 고인을 실은 운구차들이 몇 분에 한 대씩 도착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운구차들이 한꺼번에 모이는 바람에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일도 잦았다. 운전기사들이 뒷문을 열자 파들리는 다수의 차들에 하나 이상의 관이 실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관을 네 개나 실은 차들도 있었어요.” 9월 초에 전화 통화에서 그는 말했다. 우리 둘 다 그 모습을 그려보느라 말을 멈춘 탓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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