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 관행
글 : 글레프 레이고로데츠키 사진 : 킬리 위얀
이누구이트족은 대대로 그린란드의 차가운 바다에서 일각돌고래를 관찰하고 추적해왔다. 이 부족은 이제 과학자와 정부 관계자들이 원주민의 지식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믿는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킬라크 크리스티안센(35)은 일각돌고래 한 마리를 쫓아 개빙 수역을 향해 카약을 저었다. 이누구이트족 사냥꾼인 그는 지난해 봄철 동료들과 함께 개썰매를 타고 그린란드 카나크를 떠나 반나절을 이동한 끝에 해빙의 가장자리에 도착했다. 북극권 한계선에서 북쪽으로 약 1200km 떨어진 이곳은 세계 최북단에 속한 마을이다. 허버트섬이라고도 불리는 케케르타르수아크의 해안 서쪽 끝 부근에서 일각돌고래가 맑은 수면 위로 숨을 내뿜었다. 몇몇 이누구이트족이 묘사하는 것처럼 일각돌고래는 마치 사냥꾼에게 자신을 바치기라도 하듯이 수면 위에서 잠시 동안 동작을 멈췄다.킬라크는 오른손을 한 번 휘둘러 작살줄을 풀더니 일각돌고래의 등을 향해 작살을 던졌다. 고래는 꼬리로 물보라를 일으키며 바닷속으로 잠수했다. 그러나 갈고리 형태의 작살 촉이 녀석의 몸통에 단단히 박혀 있었고 이 작살이 물개 가죽을 부풀려 만든 부표와 연결돼 있어 다친 고래가 달아나기는 어려웠다. 킬라크는 노를 치켜들며 자축했다.
카약을 탄 동료들이 재빨리 모여들어 다친 고래를 따라잡은 후 두 번째 작살을 찔러 넣고 총을 쏴 숨통을 끊었다. 그들은 사냥한 고래의 꼬리를 잡은 채 녀석을 물 밖으로 끌어냈다. 고래가 해빙 위로 끌어올려지자마자 다들 칼을 꺼냈다. 사냥꾼들은 ‘마탁’을 맛봤다. 이누구이트족에 따르면 마탁은 일각돌고래의 피부와 그 밑에 있는 지방층으로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고소한 견과류 맛이 난다. “나는 유럽 요리에 관심이 없습니다. 우리 조상들처럼 바다에서 나는 우리만의 먹거리를 먹고 싶습니다.” 킬라크는 통역사를 통해 말했다.
일각돌고래 사냥은 이누구이트족에게 피키알라소르수아크 주변에 있는 조상의 땅에서 살아가고 번성하는 데 필수적인 부분이다. 피키알라소르수아크는 북극권 한계선 북쪽에 있는 개빙 수역으로 한여름이면 8만km²에 달할 정도로 확장된다. ‘북해빙호’라고도 불리는 이 수역에서는 일각돌고래와 흰돌고래, 바다코끼리, 수염고래가 겨울을 난다. 이 수역에는 검정가자미와 극지대구를 비롯한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며 암벽으로 이뤄진 해안은 수천만 마리의 각시바다쇠오리가 둥지를 틀기에 적합한 곳이다. 이곳은 이누구이트족에게 육체적·정신적 자양분을 공급하는 대체 불가능한 보고다. 이누구이트족은 수 세기 동안 캐나다 엘즈미어섬에 있는 사냥터 ‘우미마투크’를 비롯한 자신들의 터전 주변에 사는 야생동물에 의존해 살아왔다.
이누구이트족이 일각돌고래를 사냥하는 관행은 자신들이 의존하는 동물을 돌보는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 사냥꾼들은 동력선의 사용을 제한하는 대신 소음이 적은 카약을 이용한다. 일각돌고래가 여름철에 새끼를 낳아 키우는 피오르 내에서 무리를 불필요하게 괴롭히지 않기 위해서다. 일각돌고래는 총에 맞으면 빠르게 가라앉기 때문에 사냥꾼들은 먼저 작살을 사용한다. 존경을 받는 이누구이트족 사냥꾼들은 사냥한 고래를 어느 한 부분도 헛되이 버리지 않기 위해 사냥에 참여한 모든 사람과 어획물을 나누며 가능한 경우에는 마을 주민에게도 나눠준다.
그러나 많은 이누구이트족 사냥꾼은 이 관행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일각돌고래 사냥 문화가 사라지고 있습니다…할당량 제도 때문에요. 할당량이 너무 적어서 사냥꾼들은 잡은 것들을 나누는 대신 전부 가져가야만 합니다. 사냥꾼들도 돈을 벌어야 하니까요.” 카나크 출신의 사냥꾼 겸 음악가인 알레카츠시아크 피어리는 설명했다.